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소상공인이 증가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신용보증기금(신보) 등 금융공공기관 대위변제액이 1년 새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위변제는 차주가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때 정책기관이 은행 대신 빚을 갚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증사업을 수행하는 13개 금융공공기관·금융공기업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대위변제액은 13조4412억원이다. 이는 전년(5조8297억원) 대비 130.6% 증가한 수치다.
13개 보증기관 가운데 대위변제액이 가장 많은 곳은 HUG로, 지난해 대위변제액은 4조9229억원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전세사기와 전세금 보증반환 사고가 증가한 영향으로 1년 새 365.3% 불어났다.
신보와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액 역시 크게 증가했다. 이들의 지난해 대위변제액은 2조2759억원, 1조7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7.4%, 237.4% 늘었다.
이 밖에도 △주택금융공사(6357억원, 전년比 88.3%↑) △기술보증기금(9596억원, 94.0%↑) △서민금융진흥원(1조149억원, 176.3%↑) △서울보증보험(1조6464억원, 32.6%↑) 등의 대위변제액도 증가했다.
반대로 정책 상품을 판매한 은행권은 지난해 21조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특히 이자이익은 59조2000억원으로 60조원에 육박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공적 보증기관들의 대위변제액은 2배 넘게 증가했다”며 “차기 국회에서 은행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대한 논의는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