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은 화학과 박수진 교수·화학과 통합과정 한동엽 씨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송규진 박사,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무게가 가벼우면서 리튬(Li) 이온의 이동을 돕는 3차원 고분자 구조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Advanced Science)’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전기차나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에서 사용되는 배터리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리튬 금속 음극의 무게당 에너지 용량은 3,860mAh/g로 현재 상용화된 흑연 음극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
이처럼 리튬 금속 음극은 더 많은 에너지를 더 작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흑연이나 실리콘과 다르게 전극 자체로서 전기화학 반응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그런데, 배터리를 충 · 방전하는 과정에서 리튬 이온이 균일하지 않게 분포되는 경우 ‘죽은 리튬(dead Li)’이라 불리는 영역이 생기는데, 이는 배터리의 용량과 성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또한, 리튬이 한 방향으로 자라면 반대편의 양극에 닿아 내부 단락이 발생해 최근 3차원 구조체로 리튬 이동을 최적화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무거운 금속 기반의 구조체라 배터리의 무게당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크게 손해를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리튬 이온과 친화성이 높은 고분자인 폴리비닐 알코올(Polyvinyl alcohol)과 단일 벽 탄소 나노 튜브 · 나노 카본 구(sphere)를 사용해 하이브리드(hybrid) 다공성 구조체를 개발했다.
이 구조체는 배터리 음극에 흔히 사용되는 구리(Cu) 집전체에 비해 무게가 5배 이상 가벼우며, 리튬 이온과 친화성이 높아 3차원 다공성 구조체의 공간 사이로 리튬이 균일하게 전착될 수 있도록 이온의 이동을 도왔다.
실험 결과, 연구팀의 3차원 구조체를 적용한 리튬 금속 음극 배터리는 200주기 이상 충전과 방전을 반복한 후에도 높은 안정성을 보였으며, 344Wh/kg(셀 전체 무게 대비 에너지)이라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보였다. 특히, 실험실 수준의 코인(coin) 셀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파우치(pouch) 셀 수준으로 실험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기술 상용화 가능성도 매우 크다.
포스텍 박수진 교수는 “리튬 금속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할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또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송규진 박사는 “배터리 경량화와 고(高)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달성한 이 구조체는 미래 배터리 기술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아일보]포항/배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