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고금리 장기화에 이자 부담 여전…당분간 하락 전망"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렸다. 지난달 전국 입주율은 작년 2월 역대 최저치보다 불과 0.1%p 높았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며 이자 부담이 해소되지 않는 만큼 당분간 아파트 입주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3.4%로 집계됐다. 전월 입주율 68.4% 대비 5%p 낮아졌다.
아파트 입주율은 월별 입주 대상 호수에서 입주와 잔금 완납을 마친 호수의 비율을 뜻한다. 주산연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가 공급하는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지난해 10~11월 70%를 웃돌았지만 12월 67.3%로 내렸다. 올해 1월 72.1%로 다시 상승했다가 2월과 3월에는 각각 72%와 68.4%로 하락했다. 지난달 입주율은 주산연이 아파트 입주율을 조사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던 지난해 2월(63.3%)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난달 아파트 입주율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했다. 권역별로는 강원권이 53.7%로 가장 낮았고 대구·부산·경상권(57%)도 60%를 밑돌았다. 대전·충청권과 광주·전라권은 60%대를 보였고 인천·경기권은 73%를 소폭 웃돌았다. 지난달 아파트 입주율이 전월보다 높아진 곳은 서울(86.2%)과 제주권(71.3%)뿐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아파트 입주율이 높아지기 어렵다고 봤다. 미입주 원인 중 '기존 주택 매각'과 '세입자 미확보'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금리 하락 가능성이 줄면서 미입주 원인이 해소되지 못할 거라는 관측이다.
애초에는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다시 올랐던 기준금리가 올해 하반기 재차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지속해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한풀 꺾인 상황이다.
노희순 주산연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다시금 오름세를 보인다"며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수요자 이자 부담 가중 등으로 인해 세입자 미확보 요인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중금리가 지속하면서 시장이 침체하며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입주율은 현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와 함께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규제 완화 등이 뒤따라야 입주율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