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전세사기 피해 물건 저가 낙찰에 낙찰가율 하락
수도권 아파트 경매 시장이 지역에 따라 차별성을 이어갔다. 서울은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강남권 단지와 주요 입지 고가 아파트 위주로, 경기는 대출 부담이 덜한 중소형 아파트로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낙찰가율을 끌어올렸다. 반면 전세사기 피해 물건이 여럿 저가 낙찰된 인천은 낙찰가율이 내렸다.
1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월 대비 4.7%p 상승한 90.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8월(93.7%)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낙찰가율 상승은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강남권 단지와 함께 한남동과 잠실동, 여의도 등 주요 입지 내 고가 아파트가 주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한남동 나인원한남은 낙찰가율 119.4%를 기록하며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경기도 낙찰가율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경기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0.4%p 오른 87.7%로 2022년 7월 92.6% 기록 후 최고치를 보였다. 경기 낙찰가율은 지난 2월(85.7%)부터 석 달째 상승세다. 대출 부담이 덜한 중소형 아파트들로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은 한 달 전보다 3.5%p 하락한 79.3%로 나타났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들이 저가 낙찰된 영향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현재 수도권 경매 시장 분위기에 대해 "한 번 유찰된 물건들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계속 낙찰된다는 건 작년 말 정도에 비해 좋아진 상황은 맞다"며 "지금 금리가 높은 수준이긴 한데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고 서울에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지금이 저점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갖는 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주 한국부동산원 통계상 서울 아파트값이 7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등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흐름 변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경매시장도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견해다.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높은 금리 등으로 인해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이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낙찰률은 그렇게 증가할 가능성보다는 지금 수준에서 횡보할 것 같다"며 "낙찰가율은 한번 유찰되면 소진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다소)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1년 전만큼 낙폭이 크진 않을 것 같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