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검사, 제재 업무 등과 관련해 임직원이 외부인을 접촉한 사례가 지난 2020년부터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의 임직원 행동강령이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부인 접촉관리 규정에 따른 금감원 임직원의 외부인 접촉 사실 보고 건수는 2018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6년간 6건으로 집계됐다.

통상 금감원 임직원은 △검사 △제재 △인허가 등 보고 대상 사무와 관련해 외부인을 접촉하면 감찰실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업무용 전화와 메일 등을 통한 접촉과 공개된 장소에서 2인 이상 임직원이 참여하는 공적 면담, 사무처리에 필요한 접촉 등은 제외된다.

오 의원이 금감원으로 제출받은 자료에는 6년간 보고된 6건 중 5건은 2018년에, 나머지 1건은 2019년에 각각 발생했다. 2020년 이후에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보고된 이들은 모두 임원으로 △미래에셋 부회장 △하나금융지주 전무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을 만났다. 이들이 만난 장소는 사무실과 식당이 각 3건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2020년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인 출입이 제한됐다”며 “최근 퇴직자 등과 불필요한 사적 접촉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금감원 임직원들이 문제 소지를 피하기 위해 금융회사 임직원을 만날 일이 줄었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본다. 최근 금감원의 내부 정보 유출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감안하면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냐는 지적도 나온다.

오기형 의원은 “감독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금감원 스스로가 투명해져야 한다”며 “향후 외부인 접촉 기록을 국회 등에 정기 보고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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