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지난 3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불법 공매도 중간 조사 결과 및 향후 계획' 간담회에서 총 9개 글로벌IB에서 164개 종목, 2112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부터 14개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불법 공매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초 적발한 2(A, B)사 불법공매도(556억원)에 대해서는 과징금(265억원) 부과와 검찰고발 조치를 완료했다. A는 BNP파리바이며 B는 HSBC다.

이어 전수조사를 진행하면서 7(C, D, E, F, G, H, I)사 불법 공매도(1556억원 규모)를 추가로 적발한 것이다.

지난 1월.15일 C·D사에 대해 발표(540억원)했었다. 그러나 조사진행 과정에서 C·D사 위반규모가 확대(540억원→1168억원)되고 E～I사 위반혐의를 새로 발견(388억원)됐다.

금감원은 7개사가 대여·담보제공 주식 반환 절차가 미흡했거나 차입 확정 이전에 공매도를 제출하는 등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주문을 낸 것을 말하며 이는 우리 시장에서 불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7개사 가운데 2개(C, E)사는 외부대여 또는 담보제공된 처분제한주식에 대해 반환이 확정된 후 매도주문을 제출해야 함에도, 확정 전 매도주문을 제출해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했다.

또 3개(D, F, G)사는 요청수량보다 적은 주식을 차입하거나, 차입되지 않은 주식에 대해 충분한 수량이 차입됐다고 착오하고 매도주문을 제출하면서 적발됐다.

아울러 1개(D)사는 내부부서 간 주식대차 과정에서 이미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하는 등 소유주식을 중복계산함에 따라 과다계상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해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4개(C, D, H, I)사는 차입수량을 오입력하거나 보유잔고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제출하는 등 수기입력 과정에서 적발됐다.

이에 금감원은 A·B사 외 나머지 IB들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신속히 제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감원은 불법공매도 재발 방지를 위해 공매도 주문 프로세스 및 잔고관리 방식 개선 등 실효적인 대책을 수립하도록 요구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홍콩 등 해외 금융당국과 불법 공매도 조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협력방안 및 국제공조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홍콩 감독당국과 조사 관련 주요 이슈를 상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실무협력 채널 마련하고 반기별로 화상회의를 실시해 양국의 공매도 관련 규제 및 불법공매도 조사 관련 주요 현안 논의할 예정이다. 국제증권감독기구 다자간양해각서(MMoU 및 EMMoU)에 따라 필요시 자료 징구 및 조사 공조 등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은 "현재까지 위반이 확인된 글로벌 IB에 대해 추가 조사가 완료되는대로 신속히 제재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나머지 IB에 대해서도 신속히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며 "향후에도 공매도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정하게 대응해 불법 공매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중 홍콩 주요 글로벌 IB와 현지 간담회를 통해 한국 공매도 제도 및 전산시스템 개선 추진 사항 등을 설명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사항 및 한국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의견 등을 청취해 향후 공매도 제도 개선에 참고할 예정"이라며 "금감원은 현재 진행 중인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및 공매도 전산화 등 공매도 제도 개선을 차질없이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박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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