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진표 국회의장이 다음달 2일 본회의를 개최하지 않을 경우 해외순방 출국을 막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윤영덕·민형배·문정복·김용민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30여명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김 의장에게 "5월2일 본회의를 개최해 국회의장으로서 의무를 다 하라"며 "국회의장께서 이를 거부할 경우 국회법 위반 사안이며,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의장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일동은 "우리는 21대 국회의 남은 일정과 주요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5월2일 본회의 개의를 국민의힘과 논의했지만 합의는 결국 불발됐다"면서 "채상병 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 21대 국회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안건은 차고 넘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국회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5월2일 본회의를 개의할 의무가 있다"며 국회법 제76조 2조문을 근거로 들었다.

국회법 제76조의 2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경우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은 "의장께서 5월2일 예정된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본인의 5월4일 북·남미 해외순방이라면, 우리는 필사적으로 의장의 해외순방을 저지하고 본회의를 개최해 국민의 명령을 반드시 관철할 것임을 밝힌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의무를 다하지 않는 국회의장이 국민의 혈세로 해외순방을 갈 수 있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나"며 "국회의장의 더 중요한 업무는 해외순방이 아닌 본회의 개의"라고 지적했다.

문정복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5월4일부터 18일까지 14일간 해외순방 일정이 잡혀있다"며 "순방도 중요한 국회일정이긴 하지만 더 중요한 건 21대를 마무리할 국회 일정을 원활하게 열어주고 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형배 의원은 "참 너무하다"라면서 "의원들이 나서서 의장한테 (본회의를) 열어 달라고 사정을 해야 하는 게 말이 되나"고 비판했다.

이어 "(먼저 여야) 합의를 해 오라는 말이 어디 있나. 일단 열고 나서 (여야가) 합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의원은 "본회의를 열어 법 처리하는 국회 본연의 일을 방기하면서 해외순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근본적인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김 의장의) 출국을 막는 것까지 생각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강민정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