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가 성수기를 앞두고 해외여행자보험 상품과 특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출‧입국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최근 해외여행객이 큰 폭 늘어난 영향이다.
더욱이 올해는 징검다리 연휴가 많아 해외여행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일부 보험사는 연 2회 이상 해외여행 나가는 소비자를 잡기 위한 상품‧특약도 마련하는 모습이다.
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개(삼성‧한화‧메리츠·현대·KB·DB·농협·신한EZ) 손보사 해외여행보험 신계약 건수는 140만1034건으로 전년(54만7235건) 대비 156% 불어났다.
해외여행자보험은 해외여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여행 중 상해를 입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 또는 휴대폰 등 귀중품을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했을 때 이에 대한 보상이 골자다.
손보사들은 올해 해외여행보험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해외여행보험 신계약 건수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181만54건) 수준에 못 미치는 만큼 성장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해외여행객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와 관광지식정보시스템 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해외여행객은 2271만5841명으로 전년(655만4031명)보다 3.5배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122만2541명)과 비교하면 스무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2871만4247명)과 비교하면 약 80% 수준까지 회복했다.
올해 해외여행객은 작년보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월과 2월 한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각각 277만866명, 251만2109명으로 1년 전보다 55.46%, 45.64%씩 늘었다. 지난해 월별 해외여행객 수가 250만명을 넘은 적이 한 차례도 없었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두 달 연속 25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손보사들은 여행 성수기에 맞춰 해외여행보험 신상품‧특약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이전처럼 판매사만 달랐지 보장 내용은 대동소이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보험료 환급‧할인이나 보장 범위를 늘리는 등 보험사별로 차별화를 꾀하는 양상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연 2회 이상 해외여행 가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 늘었다는 점이다.
통상 해외여행보험은 실제 여행 기간만 가입‧보장하는 초단기 보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국 전 보험 가입 후 보험료를 내면 여행 기간 보장받고 귀국 후 그대로 계약이 끝나는 일회성 형태다.
단순 여행보다 해외 체류 기간이 긴 출장이나 단기 유학을 고려해도 대부분 가입 기간이 3개월을 넘기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는 주말과 인접한 공휴일이 잦아 연차 휴가 등을 활용한다면 해외여행 기회가 예년보다 많은 편이다. 1년에 2차례 이상 해외여행을 떠나기 좋은 환경인 셈이다.
실제 내달 6일은 어린이날(5일) 대체공휴일로 직전주 금요일(3일) 휴가를 사용한다면 4일을 벌 수 있다. 6월에도 현충일(6일)이 목요일인 만큼 금요일(7일) 휴가 사용 시 4일 연휴가 확보된다. 8월15일 광복절과 10월3일 개천절 역시 목요일로 마찬가지다.
올해 추석 연휴(9월14~18일)는 5일이며 연휴 전후로 휴가 사용시 6일까지 늘어난다.
캐롯손해보험은 해외여행을 여러 차례 계획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ON해외여행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가입 기간이 1년이며 첫 여행 후 두 번째 해외여행 시 보험료를 기존 대비 최대 39% 할인한다.
롯데손해보험도 최근 보험기반 기술 기업 해빗팩토리와 손잡고 한 번 가입하면 1년 동안 횟수 제한 없이 보장받는 해외여행보험을 내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보험은 여행 갈 때마다 새로 가입해야 해 번거로운 점이 단점인데, 최근 자주 해외여행을 가는 소비자도 많아진 만큼 이를 개선한 상품이 늘어난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