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특허 무임승차' 대응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24일 불법적으로 특허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소송 및 경고에 나설 것이라는 강력 대응 방침을 발표했다. 동시에 글로벌 배터리 특허 라이선스 시장을 조성, 배터리 산업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G엔솔 관계자는 "현재 자사가 보유한 특허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 수는 1000여개에 달한다"며 "이중 실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수만 해도 580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실제 LG엔솔은 배터리 소재, 공정, 팩/BMS 등 광범위한 분야에 핵심 기술 대부분을 선점하는 중이다. 이미 배터리 제조에 상용화 되어 쓰이고 있는 기초 기술인 1세대 기술부터 첨단 3세대 기술까지 현재 등록기준 3만2000건, 출원기준 5만8000여건에 이르는 특허를 확보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를 회피하여 배터리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LG엔솔은 미국 ITC(무역위원회)나 독일 법원 등에 경쟁사들을 대상으로 특허침해나 영업비밀 탈취에 대응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권리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부당한 지적재산권 침해가 지속되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조차 배터리 공급사 선택에 특허권 준수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 등 시장 왜곡이 심각해지고 있어 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대표적인 침해 사례론 다양한 전극조립체를 구현할 수 있게 하는 특허 기술이 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이 2018년 세계 최초로 음극에 적용한 코팅 기술인 더블 레이어 코팅(DLD) 기술과 탄소나노튜브(CNT) 선분산 기술 등 핵심 공정기술을 접목한 전극설계 특허도 다수의 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전압 및 고효율 전지에 적용하는 전해질, 고용량 하이니켈(High-Ni) NCM 양극, 미드니켈(Mid-Ni) NCM (NCM523, 622)을 선도적으로 개발했다. 표면처리 방법과 NCM에 리튬인산철(LFP), 리튬코발트산화물(LCO), 리튬망간산화물(LMO)을 혼합한 전극과 실리콘(Si)계 음극 등을 최초로 배터리에 적용하고 특허로 보호하고 있어 기술 침해 요소가 큰 상황이다.
이에 LG엔솔은 배터리 업계의 룰 세터(Rule setter)로서 고유의 기술을 보호하고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라이선스 시장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특허풀이나 특허권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의 수익화 모델을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서 침해 중인 특허를 중심으로 글로벌 특허풀(Patent Pool)을 통해 주요 특허를 단계적으로 라이선스 함으로써 라이선스 사업과 관리를 효율화 한다. 이미 반도체, 통신 등 주요산업에서 특허 라이선스 시장이 활발히 형성되어 있는 만큼 배터리 산업의 성숙과 발전을 위해서는 선도업체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라이선스 시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김동명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한 필수 요소는 지적재산권 존중”이라며 “기업의 존속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무분별한 특허 침해에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사장은 “선도업체로서 합리적인 라이선스 시장 구축에 앞장서 특허권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수취하고 미래 핵심 기술 개발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LG엔솔만의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