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건 연초 대비 14% 감소…입주 물량도 줄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전세 수급 지수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왔다. 올해 초 3만5000건에 육박했던 전세 물건은 최근 들어 14%가량 줄었고 입주 물량도 당분간 1년 전에 비해 계속 줄어들 예정이다. 여기에 급매물 소화와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매매 대기 수요가 전세 시장에 계속 유입되면서 당분간 전셋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8% 오르며 작년 5월 넷째 주(0.01%) 이후 48주째 상승세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 동향은 97.2로 2021년 12월 둘째 주(98.5)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수급 동향은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 동향은 부동산 가격 급등기던 2020년 11월 셋째 주 133.3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이후 시장 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1월 셋째 주 60.1까지 내린 바 있다.
그러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에서 불거진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몰리고 매매시장 침체에 잠재 매매 수요가 관망세를 보이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입주 물량과 시장에 나온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를 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62건으로 올해 1월1일 3만4822건 대비 13.7% 줄었다. 1년 전 4만1515건과 비교하면 27.6% 감소했다.
지난해 2만4404가구던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1만6267가구로 33.3% 줄어들 전망이다. 다음 달에는 입주에 나서는 서울 단지가 아예 없고 8월까지 전년 대비 적은 물량이 예정됐다. 다만 여기에는 올해 11월로 입주 일정을 앞당긴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1만2032가구가 포함되지 않았다.
여기에 매매시장에서 급매물이 소화되고 한미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매매 대기 수요가 전세 수요로 더 머물면서 당분간 전셋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하반기 중 둔촌주공 재건축이 입주하기 때문에 그 주변으로는 한번 조정은 거칠 순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수 심리 자체가 회복이 들쑥날쑥하고 더딘 상태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주로 강세를 보이는 곳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세 시장을 잡는 건 입주 물량이 늘거나 매매시장이 확 살아나야 하기 때문에 쉽게 분위기 자체가 역전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도 "(매매 대기 수요는) 가격이 올라야 (주택을) 사려고 하는데 바닥을 다시 확인하다 보니 전세 수요로 계속 남아있는 것"이라며 "중금리가 유지되는 동안 (현재 흐름이) 계속 가지 않을까 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