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인식·가격 부담 등 영향으로 수요 이동
오피스텔 전세와 월세가 다른 가격 흐름을 보인다. 전셋값이 7분기 연속 내림세지만 월세는 3분기 연속 오름세다. 전세 사기 여파에 따른 위험 인식이 확산한 가운데 전셋값 부담도 여전해 전세에서 월세로 오피스텔 임차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전셋값은 전 분기보다 0.27% 내렸다.
전국 오피스텔 전셋값은 2022년 3분기 0.07% 내리며 하락 전환한 이후 7분기 연속 내림세다. 이 기간 하락 폭은 2023년 1분기에 1.25%로 가장 컸고 같은 해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1.07%와 0.27%를 보였다가 4분기에 다시 0.38%로 커졌다.
반면 오피스텔 월세는 지난해 3분기 0.16% 오른 이후 3분기 연속 오름세를 보인다. 작년 4분기에는 0.14% 오르며 상승 폭이 전 분기와 비교해 0.02%p 줄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0.22%로 오름폭이 0.08%p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에 대한 위험 인식이 확산하며 임대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셋값 자체가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임대할 수 있는 월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전월세전환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5.91%던 오피스텔 전월세전환율은 11월 5.93%로 올랐고 올해 1월에는 6.01%로 6%대를 넘어섰다. 2월에는 6.07%를 보였고 지난달에는 6.11%를 기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 사기로 인해 전세에 대한 위험성이 강해지는 추세 속에서 수요가 월세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며 "전셋값 자체도 많이 오른 상황이어서 가격 자체에 대한 부담도 월세 수요가 많아지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아파트 전셋값이 높은 상황에 합리적인 가격대를 찾는 수요가 불안감이 높은 빌라보다는 오피스텔 월세로 움직이고 있다"며 "아파트를 선택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의 대체제가 딱히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침체 중인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반등하기 위해선 아파트값 반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제 성격이 강한 만큼 아파트값에 대한 부담이 커질수록 오피스텔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견해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2022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하락세다.
송승현 대표는 "과거부터 아파트 시장이 좋을 때는 아파트 구매 가격 부담으로 오피스텔이 대체제 역할을 해왔다"며 "대체제 성격이 강한 만큼 아파트가 반등해야지만 매매가격이 상승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일 리서치팀장은 "아파트값이 다시 올랐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상승 전환이라고 아직 볼 순 없다"며 "아파트값이 지금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오피스텔 가격도 상승 여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