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편입 원하는 지역 의지 따라 대응" 견해 고수
총선이 여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김포 등 경기도 지자체의 서울 편입, 이른바 '메가 서울' 논의가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실질적인 필요성이 아닌 경기남·북도 분도에 반발하는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얘기인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탄력을 받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주변 지자체들로부터 편입 요청을 받은 서울시는 각 지역 의지에 따라 논의를 이어간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75석을 얻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또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진보당 각 1석 등을 차지했다. 개혁신당을 제외하더라도 범야권 의석수는 189석에 달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포함 108석으로 개헌 저지선을 간신히 지키는 데 그쳤다.
수도권 지역구 122곳에서는 민주당이 102석을 석권했다. 여당은 19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총선 전 '메가시티 서울' 이슈를 띄웠던 경기 고양과 과천, 광명, 구리, 김포, 하남 등 내 지역구도 모두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했다.
작년 10월 경기남·북도 분도 이슈가 나오자 김포시는 서울 편입을 주장하며 메가시티 서울에 불을 지폈다. 이후 국민의힘이 이를 당론을 내걸며 당내 '뉴시티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여당 소속 의원들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김포와 구리, 하남의 서울 편입을 위한 '경기도와 서울특별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특별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작년 12월에는 메가시티 서울을 지원하기 위한 '시·도 통합 및 관할구역 변경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이 서울 집중 대신 지역균형발전에 무게를 둔 민주당의 대승으로 끝나면서 '메가 서울' 추진을 위한 관련 법의 국회 통과는 사실상 어려워지는 등 동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당장 서울 편입에 가장 적극적인 김포시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김주영·박상혁 당선인 모두 서울 편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메가 서울 이슈가 실질적인 필요성에 따라 제기된 것이 아니라 경기북도 분도 이슈와 맞물려 나온 정치적 이슈였던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동력을 받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메가 서울, 김포 서울 편입 건은 경기북도 분도 얘기 나오니까 대항마로 나온 얘기"라며 "지역 수요나 실질적인 효과 때문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갑자기 튀어나온 사안이었기 때문에 잠깐 이슈를 끌었지만 선거 결과에 큰 영향 없이 다시 잠잠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부 지역에서는 서울 편입했으면 좋겠다는 움직임은 있었던 것 같은데 현실화될 거라고 했던 것 같진 않다"며 "선거 이슈·전략 중 하나로 나온 거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앞으로도 동력은 없을 것 같다"고 봤다.
서울시의회에서도 메가 서울 추진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강산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실적으로 메가 서울 추진 동력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완전히 상실했다"며 "제22대 총선의 수도권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 메가 서울 추진을 조속히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냈다.
메가 서울 이슈와 관련해 서울시는 서울 편입을 요청한 지자체들과 공동연구반을 꾸려 관련 논의를 이어가는 기존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편입을) 원하는 지역의 의지에 따라 대응해 진도를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