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바닥 다지는 가운데 더 저렴한 물건 찾는 수요 유입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가 9.7명으로 집계됐다. 지지옥션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더 저렴한 물건을 찾는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1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4년 3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시장에는 2663개 물건이 나왔다.
지난달 경매 시장에 나온 물건은 전월 2422건 대비 10% 증가했다. 낙찰률은 35.3%로 전월 38.3%와 비교해 3%p 하락했다. 경매 물건이 늘어나면서 낙찰률은 낮아졌다.
지난달 아파트 경매 물건 1개당 평균 응찰자 수는 9.7명으로 전월 8.5명보다 1.1명 늘었다. 지난달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는 지지옥션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1년 1월 이후 가장 많다.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해 말부터 반등했다. 지난해 9월 8.3명이던 평균 응찰자 수는 10월 6.3명으로 줄었고 11월에는 6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다 12월 7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8.3명과 8.5명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 사이에서 저가 매수세가 강한 게 경매 응찰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더 저렴한 가격으로 차익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 이후 4개월 넘게 내림세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마지막 주 0.01% 오르며 18주 만에 상승 전환한 이후 이번 주까지 3주 연속 오름세를 보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저가 매수세가 강한 가운데 시중에 있는 물건보다는 경매 물건이 저렴하다는 인식도 여전히 남아있다"며 "유찰 물건이 쌓이면서 더 저렴한 물건이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경매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또 "아파트값이 바닥을 다져가고 있는 가운데 다시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경매 시장으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정한 적정 구매 금액 선이 경매 시장에 나온 물건의 금액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으로 경매 물건 증가세와 유찰 물건 적체로 응찰자 수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전히 저가 매수세가 강한 가운데 유찰로 가격이 저렴해진 물건을 찾는 수요가 경매 시장 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경매 물건 자체가 많아지고 유찰되며 가격이 더 떨어지는 물건도 쌓일 수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아파트 경매 응찰자 수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