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서리로 사과·배 동상해(서리 피해)가 늘면서 착과(나무에 열매가 열린 것)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보상하기 위해 지급된 보험금만 최근 6년간 8633억원에 달했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기후 위기와 농업·농촌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 후반 기상이변으로 봄철(3월 하순~4월 말) 서리가 많이 발생하고 개화 시기도 앞당겨졌다.
서리 피해를 입은 사과·배 농가가 늘면서 해당 농가에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총 8633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사과·농가에 지급된 총 보험금 1조3697억원의 63%에 해당하는 수치다.
문제는 서리 피해가 과일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실제 농작물재해보험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봄철 서리 피해로 사과·배 찬과 수는 전년보다 각각 17%, 32% 줄었다. 과수 감소는 수급불안을 일으켜 도매가격 상승을 유발했다. 올해 1분기 사과 가격은 2023년 1분기와 비교해 109% 상승했다. 배 가격은 같은 기간 148% 올랐다.
연구진은 기후 온난화로 봄철 동상해 발생 가능성이 매년 커질 수 있다며 손실을 줄이기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농촌진흥청에서 제공하는 농업기상재해조기경보시스템을 활용해 사전에 서리 발생 가능성을 인지, 과수원에 온풍기·살수 시스템·방상펜 등으로 서리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은 농업기상재해조기경보시스템의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제고하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전예방에 필요한 장비 구입을 지원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제언이다.
만약 사전예방에도 봄철 동상해가 발생했다면 농가는 신속하게 피해 사실을 통지해 손해평가를 통해 착과감소 보험금을 수령 받아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봄철 동상해를 최소화하고 과수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세 관리·적과량을 조절하고 농약 살포 등을 통해 2차 피해를 막아 착과량을 적절하게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