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엿새 앞둔 4일부터 투표가 마무리되는 오는 10일 저녁 6시까지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 공표 및 보도가 일체 금지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이같이 전하며 “선거일에 임박해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불공정하거나 부정확한 여론조사가 공표돼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경우 이를 반박하고 시정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고 신규 여론조사 결과 공표‧보도 금지 이유를 설명했다.

단, 이날까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보도가 금지 기간 전 조사했단 점을 명시한다면 공표‧보도가 가능하다.

이른바 ‘깜깜이 기간’으로 불리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보도 금지 기간을 놓고선 찬성과 반대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찬성 측은 영국‧미국 등 민주주의 토양이 잘 자리가 잡힌 주요 선진국에선 ‘깜깜이 기간’을 두지 않을뿐더러 이 기간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에선 사전투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황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예방해야 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라고 반박한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월 “유권자의 판단·선택을 돕는 참고자료로서 활용성 및 유용성을 인정하려는 것”이라며 여론조사 공표·보도 금지 기간을 폐지해야 한단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내부에서 여론조사 공표·보도 금지 기간을 폐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지난해 2월 제출됐으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깜깜이 기간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명지대 연구교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가 국민을 우매하다고 판단히 ‘깜깜이 기간’을 두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깜깜이 기간을 폐지하면 오히려 ‘엉터리 여론조사’를 내놓는 기관도 자연스레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깜깜이 기간’은 선거를 좀 더 공평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든 하나의 조치”라며 “사전투표율도 최근 들어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선거 전 일주일 정도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하는 것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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