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금 부자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고] 연금 부자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신아일보
  • 승인 2024.04.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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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 및 경영학(연금금융) 박사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

미국 피델리티에 따르면 지난 2023년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401K 계좌 가입자 중 100만 달러 이상(약 13억원 이상)의 잔액을 보유한 가입자는 42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28만 320명과 비교하면 11.5%나 늘어난 수치다. 

개인은퇴 계좌(IRA) 백만장자 수도 39만 1,562명으로 전년 말 28만320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경제매체 CNBC는 401K 백만장자의 수가 늘어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주식시장의 호황을 꼽았다.  

401K 연금 자산의 42%는 주식형펀드에, 31%는 디폴트옵션 대표 상품인 타겟데이트펀드(TDF)에 투자하고 있어 주가 상승의 은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공개된 데이터가 그리 많지는 않다. 국세청에서 발간하는 국세통계연보(2023년)에 따르면 각종 공제를 제외한 퇴직소득 과세 표준 금액이 10억원을 넘는 사람들이 247명에 이르고 5억~10억원은 887명 정도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훨씬 적은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노후 연금소득은 대략 어느 정도 수준일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소득자의 중위 소득은 월 234만원이다. 퇴직연금 납입액은 연소득의 1/12 이상이므로 매년 234만원 정도로 퇴직연금자산이 적립된다. 국민연금과 동시에 수령할 경우 노후 소득의 현재 가치는 퇴직연금의 실질 수익률에 따라 월 114만원에서 131만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 정도 만으론 노후 생활비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연금부자가 되는 길을 가로막는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연금자산을 쌓기도 전에 중간에 찾아서 써버린다. 국민연금과 달리 퇴직연금의 경우는 몇 가지 사유로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중도인출의 주된 이유는 주택구입과 주거 임차, 장기 요양 등이다. 퇴직연금은 본래 노후를 위한 자산인 만큼 중도인출을 더욱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둘째는 낮은 연금 자산운용의 수익률을 꼽을 수 있다. 2022년말 퇴직연금의 5년, 10년 수익률을 보면 1.51%, 1.93%에 불과하다. 이는 지나치게 정기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만 연금 자산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말 현재 DC형의 경우 적립금의 71.5%, IRP의 경우 41.9%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다. 조금만 균형된 포트폴리오로 조정한다면 수익률은 꾸준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연금부자가 되기 위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우선 자신의 연금 자산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한다. 자신의 현실을 알아야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통합연금 포털은 자신의 연금 자산을 파악하는 좋은 수단이다. 연금 가입 및 노후 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 지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지금까지 준비된 자신의 연금자산이 충분한지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후에 얼마나 필요한지 따져봐야 한다. 이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서 사람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평균적으로 혼자 사는 단독 가구의 경우 최소한 월 130만원 정도, 부부가구의 경우는 210만원 정도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최소한의 수준이다. 

만일 노후에는 간간이 여행도 가면서 보다 풍요롭게 보내고 싶다면 이 보다 더 필요할 것이다. 자신이 목표하는 노후 연금자산과 준비된 연금자산 간의 차이가 크다면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부족한 연금자산을 채우는 것은 더 불입하거나 덜 쓰는 방법이 있다. 추가적으로 불입할 때 유용한 것은 바로 개인형 퇴직연금 제도(IRP)이다. 증권사나 은행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 연간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며 최대 1800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다. 노후 금융소득이 많은 경우라면 최대한 불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2023년에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퇴직 전 대비하지 못해 가장 후회하는 것은 “연금에 관심을 더 가질 걸(43.5%), 주식이나 펀드투자에 더 관심을 가질 걸(27%)” 이라고 한다. 은퇴 전과 은퇴 후는 완전히 다른 단계로 진입하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관심을 가지고 연금 자산을 쌓아 가야 할 것이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 및 경영학(연금금융)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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