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리트머스 시험지' 사전투표율, 높으면 野에 유리? 
'승패 리트머스 시험지' 사전투표율, 높으면 野에 유리?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4.04.0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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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지지층 연령대 따라 사전투표-본투표 갈려
중요한 건 단순 '투표율' 아닌 '연령별 투표율'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16일 앞둔 지난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동주민센터 앞 게시판에서 주민센터 직원이 사전투표소 설치 공고를 게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16일 앞둔 지난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동주민센터 앞 게시판에서 주민센터 직원이 사전투표소 설치 공고를 게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대 총선 사전투표가 오는 5~6일 이틀간 진행된다. 역대 선거를 보면 대체로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진영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연 이번 4·10 총선도 이 공식이 들어맞을까? 

지난 2020년 총선 사전투표율은 26.69%였고, 지난 2022년 대선은 36.93%에 육박했다.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뢰, 3월18~19일 전국 성인남녀 1500명 대상, 무선전화 89.3%·유선전화 10.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p)에 따르면 이번 선거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반드시 투표할 것' 76.5%, '가능하면 투표할 생각' 18.2%로 각각 집계됐다. '투표하지 않을 것'은 5.0%였다.

이중 투표 의향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사전투표일에 투표할 것'이라 답한 이들은 41.4%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이에 이번 사전투표율은 30%대에 다다를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게 제기된다.

최근 여론조사 동향을 살펴보면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야권에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헤럴드경제 여론조사(조원씨앤아이 실시, 3월25~27일 전국 성인남녀 4041명, 무선전화 10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5%p)에 따르면 사전투표일 투표 의사를 밝힌 이들 중 66.2%가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고 답변했다.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19.8%에 그쳤다. 

다만 본투표일 투표 의향자 가운데서는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47.3%,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 39.5%로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이같은 경향은 고정 지지층 연령대에 따른 흐름이다. 국민의힘은 고정 지지층은 60대·70대 이상으로, 사전투표보다는 본투표에 익숙한 성향을 지닌다. 이와 달리 민주당 지지세가 비교적 강한 2030대는 편의성을 이유로 사전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국민의힘도 이번 총선에서는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우회했다. 이전까지는 사전투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사전투표에 적극적인 2030층을 포섭, 중도 외연 확장을 노리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난달 31일 본지와 통화에서 "청년 유권자가 적극 투표하는 사전투표 성격상 2030세대의 투표율이 높아진다면 민주당에게 조금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사전투표율이 높다면 (이에 경각심을 느낀) 고령층 유권자가 본투표에 더 적극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야당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치열한 '눈치싸움'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연령, 세대, 젠더 등 여러 사회적 요소로 인해 양당 지지율이 팽팽한 상황"이라며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4050세대의 투표율이 급상승한다면 민주당에게 유리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 '투표율'보다는 '연령별 투표율'에 주목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