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3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교도통신과 NHK 등 외신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1달러에 151.97엔을 기록했다. 이는 버블 경제 시대 말기인 1990년 7월3일(장중 152.20엔) 이후 최고점이다.
나오키 다무라(田村直樹) 일본은행 이사는 이날 연설을 통해 "느리지만 꾸준한 통화정책 정상화와 전례 없는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향후 통화정책의 고삐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당분간 완화적 금융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발언한 후 엔화 매도세가 심화됐다.
앞서 이달 19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려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지만, 엔화 가치는 일반적인 시장 예상과 달리 오히려 계속 하락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는 경제활동과 물가 전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 전망을 감안할 때 급격한 인상은 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가 계속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돼 엔화 매도와 달러 매수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초점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금리 인하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연말까지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시각이 널리 퍼져 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특정 시점이 될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피하면서 그 시기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