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미분양 등 여건 달라…"리스크별 시장 양극화 전망"
부부 청약 중복 신청 허용과 다자녀 특별공급 기준 완화에도 청약 침체 지역이 회복하려면 상당한 진통이 있을 전망이다. 지역별로 PF 문제와 미분양 적체 상황, 개발 호재 등이 다른 가운데 상대적으로 이 같은 우려가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만 관심이 이어질 거란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동주택 청약 시 출산 가구 지원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과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이날 시행됐다.
국토부는 주택 청약 시 결혼에 따른 불이익을 없애고 자녀가 있는 가구에 내 집 마련 기회를 더 제공하고자 관련 규칙을 개정했다.
우선 배우자가 혼인신고 전에 청약에 당첨된 이력과 주택 소유 이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청약 제한 사유가 되지 않도록 했다. 부부가 중복으로 당첨되면 먼저 신청한 청약을 유효 처리하기로 했다.
또 '3자녀 이상 가구' 대상이던 민영·공공주택 다자녀 특별공급 요건을 '2자녀 가구'까지 완화했다.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2년 이내 출생한 자녀(임신·입양 포함)가 있는 가구도 신생아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전문가들은 기혼자와 출생 가구의 낮아진 청약 문턱이 일부 청약 선호 지역에 온기를 더할 수 있지만 침체 지역 분위기를 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우려가 적고 미분양 적체가 심하지 않은 지역에 청약통장이 몰릴 수 있다는 견해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공동주택 청약자 수가 줄어든 광역지방자치단체는 경남(-2만6856명)과 부산(-8967명)뿐이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는 이들 지역 청약자 수 감소 영향으로 미분양 적체 상황 등을 꼽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신축 선호도와 수도권 청약 열기가 맞물려 올해 1분기에는 분양시장 관심이 높았는데 경남과 부산 등은 공급 물량 감소와 미분양 적체 등 영향으로 청약자 수가 줄었다"며 "지역 내 자족 기능과 교통망 호재, 청약 대기 수요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1분기 이후 청약 열기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시장이 아주 침체기일 때는 지역을 막론하고 청약 시장이 모두 안 좋을 수 있지만 현재 수도권 등에서는 청약 열기가 나쁘지 않은 만큼 국소적으로 분위기가 살아나는 형태"라며 "다만 일부 지방의 경우 문어발식 개발과 PF 우려, 미분양 적체 등이 심각한 상태로 회복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주택 청약 플랫폼 '청약홈'을 운영하는 한국부동산원은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청약 시스템에 반영하고자 지난 4일부터 22일까지 아파트 입주자 모집공고를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