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텃밭’ 동작을·마포갑서 與 후보에 밀리거나 접전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비이재명(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대거 낙천하고, 친명 원외인사들이 공천장을 거머쥐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텃밭’에 출마한 친명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에 밀리거나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당 안팎에선 본선경쟁력에 우려를 나타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전략 공천된 정치신인 영입인재의 경우 낮은 인지도와 지역구 현안에 대한 몰이해, 지역 당원과 유권자와의 결속력 약화 등으로 선거전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선에서 진 비명계 현역 의원들이 경쟁자였던 친명계 후보를 전폭적으로 선거를 도울지도 미지수다.
일례로 지난 13일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50%, 민주당 류삼영 후보는 37%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3%p로 오차범위(±4.4%p) 밖에서 나 전 의원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11일 서울 동작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응답률 11%,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 확인 가능)
류 후보는 민주당의 영입인재로 전략공천을 받아 뒤늦게 동작을에 투입됐다. 이 지역은 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나경원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된 곳이다.
서울 마포갑의 경우 민주당 영입 인재로 뽑힌 이지은 전 총경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맞붙는다. 지난 5일 발표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이지은 후보가 43.7%, 조정훈 의원이 41.5%를 각각 기록해 오차범위(±4.4%p) 내 접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2~3일 서울 마포갑 선거구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5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응답률 6.0%,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 확인 가능)
지난 21대 총선에서 현역 노웅래 의원이 당시 미래통합당 강승규 후보를 상대로 13%p 표차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승리를 거둔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여야 간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이다.
경기 수원정에서 세 번 연속 당선된 박광온 전 원내대표를 누르고 공천 받은 친명계 김준혁 민주당 전략기획부위원장이 탄탄한 지역 기반을 물려받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또 민주당이 청년 전략특구로 지정한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한 차례 오디션에서 탈락한 김동아 변호사가 룰변경으로 극적으로 생환해 공천장을 땄다. 김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 변호를 맡은 일명 ‘대장동 변호사’로 친명계다.
그는 지난 2월 경기 평택갑 출마를 밝혔다가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갑자기 서대문갑에 도전장을 냈다. 우상호 의원이 4선을 지낸 민주당 ‘텃밭’이지만, 경선 불공정 논란이 지적되면서 당이 사분오열됐다는 지지자들의 질책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3선에 도전하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에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오마이TV에 출연해 “경선에서 패배한 청년 후보들이 서대문 승리를 위해 함께 뛰기로 했다. 전국 당원들에게도 서대문 연고가 있는 유권자들에게 김 후보를 도와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서울 도봉갑에 전략공천된 안귀령 민주당 후보는 지역구 선거유세 중 행정동 명칭을 묻는 유권자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안 후보는 도봉구에 연고가 없어 ‘무연고 공천’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후보는 SNS를 통해 안 후보를 강력 비판했다.
김 후보는 “아무리 무연고 낙하산 공천이라고 하더라도 이건 좀 너무하다”며 “도봉구는 민주당이 후보 내면 당연히 뽑아줘야 하는 민주당의 호구냐”고 질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인재영입도 과거에 비해 참신함이 많이 떨어졌고 자기 사람을 여기저기 심어놓아서 결국 인물 경쟁력이 있을 수 없다”며 “후보의 개인기보단 당 대 당 대결 구도, ‘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