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테마주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2차전지 열풍 이후 정치, 초전도체, 인공지능(AI), 반도체,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미만)까지 테마주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식 투자를 위해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빌리는 자금(신용공여잔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공여잔고는 올해 들어 역대 최대인 18조84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말 16조9700억원 이후 계속되는 증가세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 빅테크에서 시작된 AI 반도체가 급등하면서 신용공여잔고도 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인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여부에 주가가 크게 뛰었다. 올해 초 14만원에서 17만원까지 상승했다. 이에 신용공여잔고도 지난해 12월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또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저 PBR 관련 종목에 대한 신용공여 잔고도 늘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 기업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기업 주가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는 현상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가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저평가 이유를 분석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뜻한다.
저 PBR 관련 종목은 크게 금융(은행, 보험, 증권 등), 자동차, 건설 등이다.
현대차 신용공여잔고는 올해 초 880억원에 불과했지만, 기업 밸류업 발표 후 이달 11일 기준 1450억원으로 급증했다. 또 하나금융지주 신용공여잔고도 같은 기준 101억원에서 2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다 올해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가상자산 관련 업종 신용공여잔고도 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 신용공여잔고는 322억원으로 올해 초 217억원보다 100억원가량 규모가 커졌다. 한화투자증권 신용공여잔고도 206억원에서 327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테마주 관련 종목이 투자 경고 주요 종목 대상에 오른 바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2차전지 열풍에는 금양과 포스코엠텍 등이 투자 경고 종목으로, 초전도체 열풍에는 모비스, 덕성 등이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이러한 유행 따라 테마주 투자 시 주의를 기업 공시와 관련 기사 정보를 통해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기업 경쟁력과 가치는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시장의 흐름은 일순간에 뒤바뀔 수 있고, 이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투자자 몫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