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좌장’ 홍영표 “민주 사라진 ‘가짜 민주당’ 탈당”
‘컷오프’된 여야 현역 의원들이 6일 당 공천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탈당하거나 재심을 요구하고 나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홍석준(대구 달서갑·초선)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공관위의 대구 달서구갑 지역구 유영하 변호사 단수 추천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금까지 공관위는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시스템 공천’ 제도를 도입해 밀실 공천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왔지만, (대구 달서갑에선) 공정한 시스템 공천 대원칙이 깨졌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5일 홍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갑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후보로 확정했다. 홍 의원은 공관위에 이의 신청을 할 계획이다.
유경준(서울 강남병·초선)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에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를 후보로 확정한 공관위의 결정에 공개 반발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이채익(울산 남갑·3선) 의원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국민 추천제’ 대상으로 지정돼 이 지역 현역인 이 의원은 사실상 컷오프 됐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저를 버렸다. 절대 좌절하지 않겠다. 더욱더 단단하게 전진하겠다”며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친문재인(친문)'계 좌장인 4선 중진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이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출마할 계획이다. 홍 의원은 앞서 탈당한 설훈 의원 등과 비이재명(비명)계 중심의 ‘민주연대’(가칭)을 꾸려 세 규합에 나선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견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민주당은 총선 승리보다 반대세력 제거에 몰두하고 있다”며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번 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이라며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이어 “엉터리 선출직 평가부터, 비선에서 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배제 여론조사, 멀쩡한 지역에 대한 이유 없는 전략 지역구 지정, 급기야 경선 배제까지 일관되게 ‘홍영표 퇴출’이 목표였다”며 “저만 그런 게 아니다. 많은 후보들이 원칙 없는 사당화를 위한 불공정 경선에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 패배 책임론을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국민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 재집권도 파란불이 켜져 있었으나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먼저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의원(무소속) 등과 함께 ‘민주연대’(가칭)를 구성해 이번 총선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홍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와 이재명 당대표 지키기에 매몰된 거대 양당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진짜 민주정당이 필요하다. 흩어진 사람들을 모으고 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다시 담겠다”고 했다.
홍영표·설훈 의원이 주도하는 ‘민주연대’엔 민주당을 탈당한 후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김종민 공동대표와 박영순 의원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우리 네 사람이 7일 이야기를 해서 앞으로 방향과 계획을 확정짓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