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부담스러운 수식어 피하지 않고 활용하겠다"
이원모 국민의힘 용인갑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시절부터, 현재 용산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해온 인사 중 한 명이다. 윤 대통령의 중매로 2012년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의 차녀와 결혼한 이야기도 잘 알려져 있다.
국정농단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지휘 등 주요 사건을 담당한 특수부 검사였던 그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때 특수부 검사, 검찰총장 시절에는 대검 검찰연구관을 지내면서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도 불렸다.
당초 이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서울 서초동에서 태어나 개포동에서 초등학교 두 곳을 다녔고, 형제들도 모두 개포동에서 초중고를 졸업했다.
하지만 친윤인사들이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당은 이 후보를 경기 용인시갑 후보로 우선 추천(전략공천)했다.
이 후보는 "지금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절박하게 쫓아가고 있는 국민의힘에 저는 기회를 만드는 배트가 될 것"이라며 "처인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내내 헌신해 총선 승리의 마침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총선 승리'에 대한 절박함을 알았던 것인지, 용인갑 출마를 준비하던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는 즉각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전 직무대리는 "윤석열 정권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개인의 아픔을 딛고 다가오는 4.10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이 후보에 힘을 보태 당의 총선 승리를 돕겠다"고 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용인갑 선거구는 용인시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진 처인구(467.6㎢) 전역을 아우른다. 서울시(605.2㎢)의 77.3%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합류하고, 정부도 '초대형 클러스터' 조성에 나서면서 거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출사표를 내며 '반도체 벨트' 격전지가 됐다.
이 후보는 대통령실 근무 때 대통령의 인사권 보좌를 위해 각 정부 부처부터 수많은 산하 기관들과 소통해왔다. 이 때의 경험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완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서 원활한 협의를 끌어내기에 적합한, 힘 있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운다.
그는 5일 용인갑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과 정부로부터 '처인구 발전'이라는 특명을 받고 지역에 오게 됐다"며 "'친윤(친윤석열)'과 같은 부담스러운 수식어를 피하지 않고 처인 주민들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처인(구)을 위해서라면 필요할 때 과감히 이용할 것이고 어느 이슈에도 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에 단순하게 최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지역경제 발전, 나아가 '하이테크 시티'로 확장될 수 있도록 힘쓴다는 계혹을 갖고 있다.
이 후보는 "이곳에 주어진 중요한 기회를 단순히 국가산업단지 완성에 그치게 할 생각은 없다"며 "저는 당장 오늘부터 '월드베스트 처인'을 꿈꾸고 말하겠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허브 도시를 만들자. 최첨단을 창조하는 처인이 될 것이고, 그 최첨단을 누리게 될 사람들은 바로 현재 처인 주민들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구체적으로 "2026년 말로 예정된 반도체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착공을 앞당기겠다. 반도체 공장을 조기에 가동시키고 세계적 반도체 기업을 유치해 명실상부한 세계 반도체 중심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처인의 혈관과도 같은 교통망을 월드베스트에 걸맞도록 확실히 개선, 구축해 전국 어느 곳이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하겠다. 특히 경강선 연장선은 반드시 임기 내 첫 삽을 뜨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반도체 마이스터고, 과학고, 국제학교를 유치하고 스타필드, 백화점 같은 복합문화시설을 확충하는 등 '월드베스트 처인'의 직주락교(職住樂敎)를 완성하겠다"며 "중첩규제를 받고 있는 경안천(포곡읍 등) 지역의 수변구역 지정을 해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용인갑은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우제창 전 의원이 금품수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이후 19·20대 이우현 전 의원과 21대 정찬민 전 의원까지 5대에 걸친 현역 의원이 모두 구속 수감된 마의 지역으로 불린다.
용인갑 지역만큼 도덕성에 기반한 인물론이 호소 받는 곳이 흔치 않은 이유다.
당으로서도 이 후보를 내세운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그는 "힘 있고 깨끗한 후보가 용인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용인 동료 시민의 명령으로 받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