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동’에 커지는 총선위기론...이재명 리더십 시험대
‘공천 파동’에 커지는 총선위기론...이재명 리더십 시험대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4.02.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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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컷오프’ 뇌관… 민주 ‘공천 내홍’ 최고조
이재명 “새 사람에 기회 줘야”… 공천 마이웨이 고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명계 공천 학살’ 논란으로 촉발된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파동이 ‘일촉즉발’ 대치로 치닫고 있다. ‘공천파동’ 여파로 당 지지율도 곤두박질치면서 총선 위기론까지 나오는 상황에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27일 의원총회에서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 면전에서 “멸문(滅文)정당” 등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강하게 반발했다.

홍영표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혁신한다면서 당 대표가 자기 가죽은 벗기지 않는다”라며 격하게 항의했고. 6선의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정권은 유한하고 권력은 무상하니 바른 길로 가라”고 충고했다. 박홍근 의원은 "200석 얘기하더니, 150석, 지금은 100석이나 할 수 있느냐"며 우려했다.

이에 ‘당무에 참고하겠다’라고 짧게 답했던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서 직장인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설훈·박영순 의원 등 탈당 의원들을 향해 "경기하다가 질 것 같으니까 경기 안 하겠다, 이런 건 별로 그렇게 국민들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규칙이 불리하다고,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게 마치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경쟁의 과정에서 국민, 당원이 선택하는 걸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비명계 의원들을 겨냥해 역공을 날렸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교체도 있어야 하고 새로운 기회도 있어야 한다"고 발언, 현행 기조대로 시스템 공천을 이어갈 뜻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공천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공천을 받으면 친명, 탈락하면 반명·비명이라는 보도를 자제해 달라"며 "일부 언론이 국민의힘은 조용한 공천이라고 엄호하고 민주당 공천에 대해선 엉터리라며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8월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전당대회 지역순회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다름은 배제나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의 자산”이라며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민주적인 당 운영을 통해 박용진 후보(당시)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확실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 공천에서 이 대표는 차기 당권·대권을 노리는 임종석·박용진·송갑석·홍영표 등 잠재적 경쟁자를 미리 찍어내 당 장악력을 높였다는 얘기가 나온다.

비명계 윤영찬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서 “참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라이벌 자체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겠다는 생각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임종석 전 실장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이유로 들며 “그 상징성으로 인해서 앞으로 친문이라든지 비명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다시 모이게 된다면 굉장히 위험한 존재가 될 수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용진 의원에 대해서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를 준 것도 맥락이 거의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금의 당내 공천 갈등은 과거 어느 때보다 ‘물갈이’ 폭이 커서 나타나는 측면이 크다”며 “총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자기 사람들로 당을 만들어 놓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 내 위기 돌파 전략과 관련해선 “이 대표가 공천이 마무리된 후 대표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리적인 측면에서 이미지 좋은 사람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민주당 내 갈등과 위기는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지금 현 상황을 바꾸거나 선택지가 없을 확률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신아일보] 진현우 기자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