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2년 추가 유예 요구 목소리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된 지 한달동안 9건의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중처법이 확대 시행된 후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9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9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중처법 위반으로 입건된 사례는 없다.
중처법은 사업장에서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법이다.
2022년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 먼저 적용된 후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추가 유예를 거쳐 지난달 27일부터 적용됐다.
50인 미만 사업장 사고는 잇따랐다. 법 확대 나흘 만인 지난달 31일 부산 기장군의 폐알루미늄 처리업체에서 3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숨졌다. 이날 강원도 평창에서는 축사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던 중국 국적의 40대 하청업체 노동자도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 1일에는 경기도 포천에서 50대 노동자가 2톤(t) 무게의 철제 코일에 깔려 숨졌다.
중소기업계는 준비 부족을 이유로 중처법의 2년 추가 유예 요구에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오는 29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지난 2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소기업계 의견이 반영돼 중처법 시행이 유예되는지 지켜보겠다"며 "유예가 무산되면 중소기업 단체행동 여부를 상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법 시행 전 적극적으로 유예 목소리를 내온 주무부처 노동부의 경우 일단 법이 시행된 만큼 엄정한 적용을 강조하는 한편 5∼49인 사업장 83만7000곳 전체에 대한 산업안전 대진단에 힘쓰고 있다.
노동부는 사업주단체가 공동안전관리자를 채용해 소규모 회원사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사업도 지난 19일부터 공모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