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尹정부 민생 파탄·국격 추락ᆢ협업 통해 미래 열자"
홍익표 "尹정부 민생 파탄·국격 추락ᆢ협업 통해 미래 열자"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4.02.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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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리더십보단 협력·조정·소통의 '3C'형 리더십 필요한 시기"
4개 분야 정치 협업 과제 제안… "서로 경쟁하며 협업하는 시대 열어가자"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언론자유를 비롯한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경제와 민생은 파탄 직전이며 국격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며 "정치가 관용적 태도를 바탕으로 협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한민국 국회는 다시 소통해야 한다. 국민과 소통하고 여와 야가 소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민국 직면한 위기 극복할 수 있는 대안세력은 민주당 뿐"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공정과 상식은 흔적도 찾을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선으로 정치는 타협과 합의의 기능을 잃은 채 극단적인 대립과 증오, 혐오에 포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잘못도 있다면서 "국민께서 보내주신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많이 부족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세력은 민주당 뿐"이라며 총선에서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오만하고 무도한 권력에게 입법부까지 넘어간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한국 정치에서 협력과 상생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이번 총선은 국민의 선택을 통해 대한민국이 공정하고 상식적인 사회냐 반칙과 특권이 판치는 사회로 가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깨어있는 시민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다시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달라"고 덧붙였다.

◇"'3C'형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 일방적·시혜적 권력, 박물관으로 보내야"

홍 원내대표는 "우리가 있는 이 자리는 협력하고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우리 국민 모두의 힘으로 만들어진 자리"라며 협력과 조정, 소통을 중시하는 '3C'(Cooperation·Coordination·Communication)형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를 배출해야 한다고 여야에 호소했다.

그는 "‘통치자’는 더 이상 있을 수 없다. 선정을 베푸는 일방적, 시혜적 권력도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며 "우리 시대의 지도자는 전통적 리더십보다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자의 조건과 관련해 "혼자가 아닌 협력으로 함께 일해야 하고 복잡한 사회의 다양한 요구와 갈등을 조정해 내야 한다"며 "일방적 지시가 아닌, 열린 자세로 경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은 그런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넘치도록 충분하다"며 "진보와 보수의 관용과 협업이 협력과 조정, 그리고 소통의 파트너십을 가진 지도자를 탄생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여야 협업의 씨앗을 뿌려 22대 국회에서 활짝 꽃피어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개 분야 정치 협업 과제 제시… "관용과 협업의 정치, 오늘부터 시작하자"

홍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여당을 향해 '공정 경제'·'혁신 경제'·'기후위기 대응'·'저출생 대책' 등 4개 분야 협업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공정 경제를 위한 협업 과제에 관해 "민주당은 우리 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탈취를 막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했다. 대규모 유통업체의 갑질을 막기 위해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여당을 향해 "경제 침체의 원인을 세계 경제 탓만으로 돌리고 민생과 청년 예산, 소상공인 정책자금과 모태펀드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며 "국민 각자도생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이고 위기 해법인가"라고 반문했다.

더불어 "주거안정, 교통인프라구축, 국토균형발전,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이란 국정과제에 이미 수십조원의 예산을 집행 중"이라며 "빈곤·취약계층은 더 증가하고 주거비와 교통비 등 기초적인 생활비를 부담으로 느끼는 국민의 일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이 안정돼야 하고 일자리가 안정돼야 한다"며 "일하는 사람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실행해야 하고 주택, 의료,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의 유연성은 사회안전망 확충과 함께,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이라며 "최저임금 보장과 노동시간 단축은 기업을 죽이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살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의 기업 경쟁력은 ‘저녁이 있는 삶’에서 비롯된다. 인간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최소한의 삶과 품위가 지켜지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며 "국민의 경쟁과 욕망만을 부추기고, 국가 역량을 소모하는 경제정책이 아니라, 국민이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경제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정부·여당에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과거의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의 발전은 물론 생존도 장담할 수 없다"며 혁신 경제를 위한 협업에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은 언제나 우리에게 호재이지만 대한민국 경제 규모와 과학기술, 국민의 능력을 보면 우리가 뒤처질 경우 어떠한 변명도 있을 수 없다"며 "이제 우리가 준비한 만큼, 노력한 만큼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공지능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고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곧 글로벌 경제 성장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는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인프라"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자본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민간영역에서 초거대 인공지능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 중"이라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인공지능은 기술 패권, 국가안보와도 직결된다"며 "인공지능·클라우드 산업계 전반에 민간 투자를 촉진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초고속·저전력·저비용의 국산 인공지능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풀 스택(Full Stack,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는 전략)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여야가 힘을 모아 과감한 정책 지원을 통해 독자적 초거대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판 IRA법’을 적극 마련해 우리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보다 앞선 기술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통 크게 뒷받침해야 한다"며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다수의‘인공지능 산업 육성’과 관련된 법률안이 올라와 있다"며 "국제 규범과 표준을 고려해 정합성,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입법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에 정부·여당이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과 관련해선 "윤석열 정부 들어 윤석열 정부 들어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산업이 계속 후퇴하고 있는 데 대해 많은 전문가들도 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지난해 대한민국의 기후변화 대응순위는 67개국 가운데 64위입니다. 우리 뒤에 중동지역의 산유국만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꼴찌"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2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7.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라며 "세계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데, 우리만 거꾸로 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후퇴로 관련 산업의 일부 공장은 가동이 중단되고 국내 태양광 산업 전반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친환경 산업을 정쟁거리로 전락시킨 이유는 여전히 의문이고 지난 정부 정책을 ‘묻지마 폐기’하기 위해 친환경 산업을 후퇴시킨다는 건 더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8)에서 ‘탈화석연료로 전환하자.’는 결정문을 채택하고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3배 늘려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한 것과 관련해선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뒷걸음질치던 윤석열 정부와 국내 경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친환경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제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기존 계획보다 재생에너지를 3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 회복과 RE100 달성을 위해 관련 지원 제도와 예산은 반드시 복원돼야 하고 관련 산업과 개별기업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RE100 추진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서도 여야가 협업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출생 관련 대책은 정답을 찾을 시간이 없다"며 "가정, 기업, 정부가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합의된 것부터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지난 1월 저출생 대책 공약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기존보다 진전된 정책을 제시한 점을 매우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아빠들의 출산휴가를 1개월로 확대하고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을 인상하며 유급 자녀돌봄휴가를 신설하잔 공약은 민주당의 공약과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엄마, 아빠의 육아휴직을 신청만으로 자동개시하도록 법을 개정하잔 공약은 기존에 민주당이 발표한 공약과 똑같은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제시한 공약은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완할 점이 있다"며 "현재 배우자 출산휴가제도 활용 실적이 9.3%에 불과하고 육아휴직급여는 기준에 대한 개선 없이 상한액만 인상할 경우 최저임금을 받는 저임금 근로자들은 오히려 역차별 가능성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불평등 극복이라는 정책철학으로 일, 가정 양립과 함께 주거-자산-돌봄을 망라하는 과감하고 획기적인 저출생 대책을 발표했다"며 △결혼·출산지원금 도입 △출산 자녀수 따라 원리금 감면하는 제도 도입 △10년차 부부까지 신혼부부 주거 지원 대상 확대 △우리아이 보듬주택 △우리아이 자립펀드 등 자당이 제시한 저출생 공약을 정부·여당이 신속하게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바로 오늘(20일)부터 시작하자"며 "여와 야, 진보와 보수 간 협업이 저출생 정책을 통해 22대 국회로 이어진다면 우리 21대 국회의 가장 큰 성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