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 증대·매매 침체에 늘어나는 '아파트 경매 물건'
이자 부담 증대·매매 침체에 늘어나는 '아파트 경매 물건'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4.02.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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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국 매물 2862개…최근 3년 2개월 중 '최다'
구매력 키울 정책 대출 마땅치 않아 증가세 지속 전망
경기도 김포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신아일보DB)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와 매매 침체로 지난달 아파트 경매 물건이 최근 3년 2개월 중 최다를 기록했다. 구매력을 끌어올릴 정책 대출 상품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 매매시장 매물이 경매 시장으로 지속해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4년 1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시장에는 2862개 물건이 나왔다.

이는 전월 2233개 대비 28.2% 많고 작년 동월 1736개와 비교하면 70.6%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달 아파트 경매 물건은 지난 2020년 11월 3593개 기록 후 최근 3년 2개월 중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 경매 물건 증가 요인으로 아파트 매매 시장 위축과 대출 이자 부담 등을 꼽았다. 이자·원금 상환 부담으로 처분하고자 하는 매물이 많지만 매수세가 쪼그라들면서 적기에 팔지 못하고 결국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이 늘고 있다는 견해다.

2023년 2월~2024년 1월 전국 아파트 경매 물건 수와 주요 지표. (자료=지지옥션)

법원 등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임의경매 등기 신청 건수는 5117건으로 전월 3910건 대비 30.8% 늘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채무자가 이자 등을 제때 갚지 못할 때 채권자가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담보 부동산을 경매로 넘기는 절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택 매매수급지수는 작년 9월 90.9에서 10월 90.7로 하락한 이후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다. 매매수급지수는 매수 심리를 볼 수 있는 수치다. 높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고 낮을수록 팔려는 사람이 많음을 의미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것은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매물들이 매매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으니 경매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구매력을 키울 만한 정부 차원의 대출 상품이 마땅치 않은 만큼 매수 심리 위축에 따른 경매 물건 증가가 지속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달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됐고 새로운 신생아 특례대출은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주현 전문위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되고 신생아 특례대출에 대한 수요가 제한적인 만큼 구매를 이끌만한 정책금융 상품이 없는 상황"이라며 "금리도 아직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경매 물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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