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0순위 목표 '생존'…"건전성·내부통제 강화 노력도"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12년째 페퍼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장매튜하돈 페퍼저축은행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 직격탄을 맞아 이자비용은 크게 증가하고 연체율이 상승한 탓에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한 까닭이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한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예상되면서 올 한해 장 대표의 최대 과제는 수익성 확보가 될 전망이다.
6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3분기까지 677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분기별 실적을 살펴보면 △1분기 253억원 △2분기 176억원 △3분기 248억원으로, 5대 저축은행(SBI·OK·한투·웰컴·페퍼)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 성적표를 받았다.
페퍼저축은행은 출범 이후 가파른 자산성장세를 보이며 저축은행 ‘빅5’로 도약했다. 출범부터 12년간 페퍼저축은행을 이끌어오고 있는 장 대표의 경영성과가 빛을 발한 덕택이다.
하지만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장기화, 이에 따른 은행권 예금금리 경쟁 여파 등이 맞물리며 이자비용이 가파르게 늘었다.
통상 저축은행의 주요 자금 수단은 수신인데, 업권 내 수신금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6~7%대 예·적금 상품 판매로 자금조달비용이 늘었고, 여기에 부실채권마저 증가해 페퍼저축은행 순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한 상황이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 더해 연체율마저 페퍼저축은행의 발목을 잡으며 장 대표의 고심은 더 커지고 있다.
작년 3분기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대출 연체율은 평균 6.1%다. 이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업권 평균 연체율보다 2.06%포인트(p) 높은 8.16%로 조사됐다. 자산 규모 상위 10개사 평균 연체율(6.4%)과 비교해도 1.76%p 웃돌고 있다.
또한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10.13%)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3%p나 급등했다.
이렇다 보니 장 대표가 이끄는 페퍼저축은행의 갑진년 경영 목표는 생존이다.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수익성 안정화에 방점을 두고 미래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공여 규제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과징금 철퇴를 맞았던 만큼 내부통제 부문에서도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업황 전망은 어둡다”며 “다만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올해는 보수적으로 영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리뉴얼을 단행하고, 충당금 적립을 통한 잠재부실 위험 대비, 심사 강화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내부통제 부문에도 소홀함 없도록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