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재고 많은 지역, 가격 하락 동반하는 경우 많아"
지방 미분양 물량은 꾸준히 전국 미분양 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들어선 단 한 건의 청약 신청도 받지 못한 신규 공급 단지가 나오며 지방 미분양 적채 우려를 더 키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보다 가격 상승 기대감이 작은 지방 청약 시장에 올해도 찬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재고가 쌓이는 지역은 집값 하락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주택 구매 후 가격 상승을 바라는 수요를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489호로 집계됐다.
작년 1월 7만5359호던 전국 미분양 주택은 2월 7만5438호로 소폭 늘었다가 3월부터 줄어 11월에는 5만7925호까지 감소했다가 지난달 다시 6만 건대로 뛰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체 미분양 물량 중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꾸준히 80%를 웃돌았다. 지난해 월별 지방 미분양 물량 비중은 △1월 83.7% △2월 83.3%△ △3월 84.6% △4월 83.7% △5월 84.3% △6월 84% △7월 85.9% △8월 87.5% △9월 87.1% △10월 87.4% △11월 87.9% △12월 83.9%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선 '1대1 미만 청약 경쟁률'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충북 제천시에 공급된 '제천 신백 선광로즈웰아파트'는 209가구 모집에 2순위까지 2건을 접수했고 전북 익산시에 풀린 '익산 피렌체'는 92가구 공급에 2순위까지 9명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경북 울진군에서 입주자를 모집한 '후포 라온하이츠'는 60가구 모집에 단 한 건도 접수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은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이 수도권보다 작아 청약 시장이 침체해 있다고 봤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비즈니스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아파트 분양 시장은 내 집 마련 목적과 투자 목적이 있는데 이 중 투자 목적의 경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으면 청약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수도권보다 가격 상승 기대감이 작은 만큼 지방 시장이 얼어붙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방은 미분양 물량이 많이 쌓여있는 편이고 가격 하락이 동반되는 지역이 많다"며 "수도권보다 시장 움직임이 더딘 가운데 청약 시장도 침체해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의 수도권-지방 간 양극화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함영진 랩장은 "지방은 가격 상승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당분간은 수도권-지방 간 양극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진형 교수는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회복하더라도 지방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청약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지방 청약 시장 침체가 하반기 정도까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