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오피스텔 전세 사기 여파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 지속
빌라·오피스텔 전세 사기 여파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 지속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4.01.3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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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6주 연속 오름세…8주째 하락세인 매맷값과 다른 양상
저가 물건 불안감 확산 따른 '수요 이동'…매매 관망세 영향도
서울시 영등포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8주째 하락세인 매맷값과 달리 전셋값은 36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대기 물량은 작년 비슷한 시기와 비교해 34%가량 감소했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에서 보증금 반환 불안감이 확산하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 매매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도 아파트 전세 수요를 늘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7% 올랐다. 작년 5월 넷째 주 0.01% 오르며 상승 전환한 이후 36주 연속 오름세다. 지난주 상승 폭은 전주와 같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 조정 중인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첫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8주째 내렸다.

전셋값 상승과 함께 시장에 나온 물량도 최근 1년 새 감소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4510건이다. 작년 1월31일 5만2073개와 비교해 33.7% 적다.

전문가들은 빌라와 오피스텔 등에서 불거진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몰리며 가격이 오르고 물량이 줄고 있다고 봤다. 전세 임차인으로 남아 매매 시장을 관망하는 수요가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비(非)아파트 전세 사기로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옮겨오며 공급은 그대로인 상황에 가격이 상승하고 물량은 줄고 있다"며 "매매 시장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임대차 시장에서 (매매 시장을) 관망하는 수요자들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비즈니스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도 "전세 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등 저가 전세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 인식이 확산 중"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전세 물건인 아파트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아파트 전세로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고가 전세와 저가 전세 간 가격 양극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파트 전세는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오를 수 있고 비아파트 등 저가 전세는 전세 사기 여파로 수요가 이탈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서진형 교수는 "빌라 등 저가 전세는 오히려 수요 이탈 등으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반면 고가 전세는 수요 유입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는 만큼 고가-저가 전세 간 양극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승현 대표는 "가격이라는 건 무한정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아파트 전세가 고점에 도달하면 반전세 등으로 유입될 수도 있는 만큼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올해 하반기 하락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