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그룹과의 통합을 둘러싼 한미약품그룹 집안싸움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과 공동으로 법률대리인 지평을 통해 수원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12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이 각각 OCI홀딩스 지분 10.4%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취득하고 공동의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문제제기다.
임종윤 사장은 해당 계약 체결이 공식 발표될 당시 “한미나 가족으로부터 어떤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당황해 했다. 이와 함께 법적 대응 등 공식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전했다.
임종윤 사장은 2023년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2.16%를 보유한 대주주 중 1명이다. 임종훈 사장도 한미사이언스 지분 8.91%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12.56%, 여동생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7.20%다. 임종윤·종훈 형제 보유 지분의 합이 송영숙·임주현 모녀 보유 지분의 합보다 많다.
이런 가운데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주도한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이날 “국내 첫 이종기업 간 통합·공동경영을 통한 선진지배구조를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최근 3년간 한미약품그룹의 투자유치·경영자문을 수행해온 회사로 두 그룹에 지주회사의 현물출자와 신주발행을 통한 동반경영을 제안했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이번 계약으로 두 그룹의 각자 대표이사와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천해 공동으로 통합지주회사인 OCI홀딩스의 이사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통합지주회사의 중요 의사 결정을 OCI홀딩스 이사회에서 토론·협의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두 그룹이 각자 전문적인 영역에서 한층 강화된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다. 나아가 안정적인 지배구조 하에 상호 보완 기능으로 유기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며 견제와 균형이라는 선진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