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첫 PF 도입·한투증권 최연소 상무 등 준비된 CEO"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1세대'인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업계 1위 도약을 위해 전 사업 부문을 글로벌화하는 등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투자 기회 발굴 등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는 1~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7917억원, 순이익이 73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5.1%, 순이익은 27.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작년 3분기 말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는 38.0%로 1년 전(9.1%)보다 28.9%포인트(p) 상승했고, ROA(총자산이익률)도 4.1%로 전년 동기(0.9%) 대비 3.2%p 늘었다.
ROA는 회사가 총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률이며, ROE는 자기자본으로 운영했을 때 해당 기간 벌어들인 수익 비율이다.
다만 4분기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과 손상차손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72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약 20%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 모회사로, 주력 계열사인 증권의 수익 비중이 50~80%까지 차지한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의 태영건설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1350억원 수준으로 생각되며 관련 비용 또한 4분기나 올해 1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리스크 등 변화의 장기적 흐름과 방향성을 위해 증권업 전 분야를 두루 거친 김성환 대표를 선임했다.
이달 초 취임한 김 대표는 △1994년 교보생명 △2001년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PF팀 팀장 △2007년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 본부장 △2016년 IB그룹 그룹장 전무 △2017년 경영기획총괄 부사장 △2019년 개인고객그룹장 부사장을 지내다 올해 대표직을 맡게 됐다.
김 대표는 교보생명 재직 당시 보험사 처음으로 PF를 도입했다.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때는 국내 증권사 처음으로 PF 전담 부서를 설립했다.
특히 부동산 PF를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도입한 업적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또 2007년에는 부동산금융센터장으로 승진하며 한국투자증권 최연소 상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IB그룹장이던 2016년에는 IPO 주관 건수 13건이었으며 금액은 1조1403억원을 기록했다. 휠라코리아의 미국 아쿠시네트(Acushnet)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시킨 딜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김 대표는 올해 취임식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을 업계 전 부문 1위는 물론, 아시아 최고 금융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포부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전 사업 부문 글로벌화 △이용자와 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화 △선진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구축과 영업지원 강화 등을 내세웠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우수한 상품과 딜을 적극적으로 론칭하고 이용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업과 이용자 니즈가 적시에 반영될 수 있는 효율적인 IT지원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그는 모든 영업 조직이 리스크를 우선순위로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스템 기반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김성환 대표는 증권업 전 분야를 두루 거친 '준비된 CEO'로서 커리어 내내 다양한 부문을 이끌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PF 비즈니스를 도입하고 발행어음 시장을 선점했으며 차별적 구조의 금융상품을 공급해 온 '시장 개척 전문가', 시장 수요를 민감하게 캐치해 온 '금융 트렌드 세터'로 불리며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