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속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 등 가격 영향↑
지난해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에선 수도권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도 고금리와 고분양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청약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분상제 적용 여부 등 가격에 따른 청약 쏠림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아파트 청약자 중 59%가 수도권에 청약통장을 사용했다. 이는 전년 41%보다 18%p 높은 수치다.
반대로 지방 아파트 청약 비중은 지난 2022년 59%에서 작년 41%로 줄었다.
수도권 내 청약 쏠림도 컸다. 작년 수도권 전체 청약 건수 중 80.4%가 △경기 화성시 △서울 동대문구 △경기 파주시 △인천 서구 △서울 광진구 △서울 성동구 △서울 송파구 △경기 평택시 △서울 영등포구 △경기 광명시 등 10곳에 집중됐다.
이와 관련해 미분양 물량이 많고 수요 대비 공급 희소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보다 차익 기대와 청약 대기수요가 풍부한 수도권에 청약통장 사용이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작년 2~3분기 수도권 위주 매매시장 회복이 일시적으로 발현된 데다 1·3대책으로 수도권 주요 지역이 규제 지역에서 해제되며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진 영향이 컸다"며 "미분양 적체로 공급 부담이 큰 지방과 달리 서울 등지는 공급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고 경기도 일대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노선 개통 기대감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주변 청약지에 수요자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분양시장은 고금리와 고분양가 압력이 지속하면서 청약 미달 단지도 전년보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분양한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청약 미달 단지 비중은 49.2%로 전년 46.8%보다 소폭 확대했다. 수도권 청약 미달 단지 비중도 2022년 29.5%에서 지난해 37.3%로 확대했고 지방 역시 61.3%로 1년 전 56.6%보다 미달 단지 비중이 커졌다.
광역시·도별로 1년 전보다 청약 미달 단지 비중이 줄어든 곳은 서울과 강원, 전북, 전남, 충북 등 5곳에 불과했다. 세종은 지난해 분양 단지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분양시장이 고금리와 고분양가에 따른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서울 등 수도권 중에서도 분양가상한제(이하 분상제) 적용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등 가격에 따라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메이플자이 등 강남권에서 주요 분양단지들이 일제히 분양하는 등 분상제 적용 단지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하면 청약에 나서는 분들 꽤 있을 것 같다"며 "작년에 이어 지방과 서울, 수도권 청약 시장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봤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수도권에서도 분상제 적용 지역과 아닌 지역으로 갈리는 등 개별성이 더 뚜렷해진 시장으로 갈 것"이라며 "요즘은 개발 호재보다도 '이걸 분양받으면 적어도 손해는 안보겠다'는 접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