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설치 허용 등 수요 진작 대책에도 PF 대출 우려 여전
오피스텔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PF 우려 확산에 올해 공급 계획 물량은 작년 공급 실적 대비 58% 줄었고 가격은 18개월 연속 내림세다. 오피스텔 수요 진작을 위해 정부가 건축 규제 완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PF 대출 관련 우려가 커진 만큼 시장 활성화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 계획된 오피스텔 물량은 6907호로 집계됐다.
올해 오피스텔 분양 계획 물량은 작년 분양 실적 1만6344호보다 57.7% 적다. 2006년 2913호와 2007년 5059호, 2009년 5768호 이후 15년 만에 공급 물량이 1만 호를 밑돌 전망이다.
특히 서울 공급 물량은 868호로 2007년 832호 이후 17년 만에 가장 적다. 작년 공급 실적 3313호와 비교해도 73.8% 적다.
이와 관련해 공사비 상승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우려 확산으로 오피스텔 공급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공사비가 크게 오른 데다 PF가 막히면서 신규 공급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오피스텔 공급이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급 물량 감소와 함께 가격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월별 오피스텔 가격은 2022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18개월 연속 내림세다. 지난해 7월 상승 전환한 이후 5개월 연속 오르다가 지난달 하락 전환한 아파트값과 다른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1·10 대책을 통해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수요를 진작하고자 오피스텔 발코니 설치를 전면 허용하고 오피스텔 PF 대출 보증 한도도 기존 70%에서 80%로 올리기로 했다. 또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준공된 주거용 오피스텔을 최초 구입하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취득세 과세를 위한 주택 수 산정에서 해당 물건을 제외한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선호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PF 대출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정책 효과가 오피스텔 등 준주택 시장 회복으로 바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봤다. 발코니 설치 등 건축 규제 완화로는 아파트 선호 현상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 선호 현상과 고금리 등으로 인해 수요 및 공급이 감소한 준주택 규제를 완화해 시장 수요를 늘릴 목적이 있는 정책"이라며 "다만 준주택 분양 수요 급감과 관련 PF 대출 시장 냉각으로 빠른 시장 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오피스텔에 발코니를 허용하면 아파트처럼 확장형 발코니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면 사실상 아파트와 동일한 주택이 되는 것"이라며 "굳이 주거용 오피스텔이라는 유형으로 공급할 게 아니라 차라리 1개 동 짜리 아파트 형태가 되도록 유도하는 게 맞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