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사장 "어떤 것도 전달 못 받아…법적 대응도 불사"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의 통합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오너일가의 독단적 결정”이라고 주장하면서 집안싸움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양 그룹 간 시너지로 사업 역량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은 12일 OCI그룹(지주사 OCI홀딩스)과 통합에 합의하는 계약을 각 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각 지주사 지분 10.4%와 27.0%를 취득하게 됐다. 또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을 각자대표로 한 공동 이사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현물출자·신주발행 등이 완료되면 두 그룹은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된다.
양 그룹은 통합 후 각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임주현 사장의 오빠인 임종윤 사장은 13일 개인회사인 코리그룹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떤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임종윤 사장의 입장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회사와 관련된 중요한 경영사실을 전달받지 못한 것이다.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도 마찬가지로 알려졌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사회 결의의 적법성 검토,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주축인 한미약품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에게 통합 취지와 방향성 등을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그룹은 14일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