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악화 우려"...저축은행 파킹통장까지 판매 중단
"건전성 악화 우려"...저축은행 파킹통장까지 판매 중단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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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관리 비용, 대손비용 증가 영향…자금 조달 '악순환'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저축은행들이 단기 유동성 조달 수단 중 하나였던 파킹통장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파킹통장 판매 중단까지 결정했다. 연체율 등 건전성 악화로 위험관리 비용, 대손비용 증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이달 초 사이다입출금통장 금리(1억원 한도 내)를 기존 3.5%에서 3.3%로 0.2%포인트(p) 인하했다.

이보다 앞서 OK저축은행은 작년 말 ‘OK읏백만통장Ⅱ’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또 1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 자금 금리를 3.5%에서 3.0%로 낮췄고, 500만원 초과분 금리 역시 3.0%에서 2.5%로 내렸다.

페퍼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12월 파킹통장 금리를 1.0%p 내렸고, 다올저축은행은 4%대 금리 파킹통장 판매를 중단함과 동시에 3.0% 상품을 내놓고 판매하고 있다.

통상 파킹통장은 수시 입출금식 통장의 편리함과 비교적 높은 금리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특히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적용되고 별도 해지, 재가입 없이 예치금이 인상된 금리가 자동 적용돼 △예치금액 △기간 △입출금 횟수 등에 관계없이 약정이자를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은 주요 단기 유동성 조달 수단 중 하나다. 

하지만 건전성 악화에 따른 위험관리 비용 상승, 대손비용 등 증가로 파킹통장 금리를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저축은행권의 연체율(작년 3분기 기준)은 6.15%로 지난 2022년 말(3.41%) 이후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더욱이 최근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위기감이 확대되는 가운데 저축은행권 부동산 PF 연체율(5.56%, 작년 3분기 기준)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연체율, 부동산 PF 대출 등 건전성 관리를 주문하는 분위기로 대출을 줄여야 하는 형국이다. 따라서 대출을 줄이는 만큼 자금 조달 비용 축소를 위해 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올해 역시 금융권 전망이 좋지 않은 만큼 비용 절감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한도가 높은 파킹통장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며 “올해 역시 업황이 좋지 않아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만큼 여·수신 긴축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중 은행에 비해 자금 조달에 제한을 받는 저축은행이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파킹통장' 판매 중단을 결정하면서, 저축은행 자금 조달이 한층 어려워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 이에 대한 해법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이민섭 기자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