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부터 두 달 연속 70%를 넘겼던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지난달 60%대로 내려앉았다. 최근 불거진 PF 관련 리스크와 올해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 등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며 기존 주택 매각이 지연되는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신규 아파트 입주율은 67.3%로 집계됐다. 전월 72.3%보다 5%p 낮다.

입주율은 주산연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가 공급하는 주택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수치로 월별 입주 대상 호수에서 입주와 잔금 완납을 마친 호수의 비율이다. 

지난달 아파트 입주율은 전국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수도권 입주율이 76.2%로 전월 81.1% 대비 4.9%p 낮아졌고 지방도 65.4%로 전월 70.4%와 비교해 5%p 하락했다.

권역별로는 서울이 79.9%로 전월 대비 5% 낮아졌고 인천·경기권도 74.3%로 전월과 비교해 5%p 떨어졌다. 강원권과 대전·충청권은 전월 대비 각각 11.3%p와 5.1%p 내렸고 광주·전라권과 대구·부산·경상권도 전월과 비교해 각각 3.2%p와 4.9%p 하락했다.

이 중 서울 아파트 입주율은 9개월 만에 70%대로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입주율은 작년 1월 79.2%에서 2월 79.7%로 올랐고 3월에는 76.2%를 보였다. 이후 4월부터 11월까지는 쭉 80%대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관련 우발 리스크와 올해 계획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정책 등으로 입주 여건을 둘러싼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기존 주택 매각이 지연되며 입주율이 하락세를 보인다고 판단했다.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수분양자의 미입주 사유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이 49.1%로 가장 많았다. 18.2%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보인 '잔금대출 미확보·세입자 미확보'보다 30% 넘게 비중이 크다.

노희순 주산연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입주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 최근에 건설사 PF 관련 리스크와 스트레스 DSR 정책 등으로 공급자와 수요자 여건이 모두 좋지 않다"며 "집값이 아직 높은 상황에서 기존 주택이 처분되지 않는 점도 입주율이 낮아지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올해 금리 인하 여부가 입주율 등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지난달 14일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고 한국은행도 이날 8번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했다. 여기에 4월 예정된 총선 등 영향으로 대출 관련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노희순 연구위원은 "미국 연준 금리 동결과 총선 등으로 연중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라며 "실제 금리가 인하되는 시점에 따라 입주율에 변곡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신아일보] 서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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