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액이 1년 전보다 7.5% 늘며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시아 지역은 전년 대비 수주액이 줄었지만 북미·태평양 일감이 크게 늘고 중동 실적이 개선됐다.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작년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액이 333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전년 309억8000만달러보다 7.5% 많다. 이로써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지난 2020년(351억3000만달러) 이후 4년 연속 300억달러를 넘겼다.
국토부는 작년 세계 경기 둔화와 이스라엘-하마스 무장 충돌 등 지정학적 악재 속에서도 정상 외교와 민·관 협력 강화 등을 통해 해외 건설 수주액이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지역별 수주 비중은 중동(34.3%, 114억달러)과 북미·태평양(31%, 103억달러), 아시아(20.4%, 68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와 유럽 수주액이 전년 대비 44.4%와 38.4%씩 줄었지만 북미·태평양과 중동 수주액이 각각 127.3%와 26.8% 늘었다. 중남미 수주액도 1년 전보다 145% 증가했다.
국가별 수주액은 미국(30%, 100억달러)이 가장 많았고 사우디아라비아(28.5%, 95억달러), 대만(4.5%, 15억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미국 건설 수주액이 1위를 차지한 건 1965년 해외 건설 수주 실적 집계 이래 처음이다. 이는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 국내 제조업체의 미국 생산공장 건설 증가에 따른 결과다.
국토부는 그간 미국 등 선진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국내 건설기업의 진출이 저조했지만 제조업체 공사 등을 통해 현지 노하우와 실적을 축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통해 선진 시장 진출 확대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상 외교가 활발했던 중동지역 수주도 회복했다. 특히 사우디에서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50억8000만달러)와 '자푸라 가스플랜트'(23억7000만달러) 등 메가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올해에도 지역별·프로젝트별 맞춤형 수주 전략을 수립해 우리 기업들의 수주 목표 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