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4년 전 '확률형' 이슈로 과징금…넥슨 "이미 재발방지책 마련"
공정위, 14년 전 '확률형' 이슈로 과징금…넥슨 "이미 재발방지책 마련"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4.01.0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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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아이템 확률 조작 이유…전자상거래법 적용
넥슨 "강화형 확률정보 전면 공개…자발적 개선"
넥슨 사옥.[사진=넥슨]
넥슨 사옥.[사진=넥슨]

공정거래위원회가 넥슨코리아의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를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조작했다는 이유로 1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14년 전인 2010년에 벌어진 이슈를 기반으로 내려진 과징금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위는 3일 브리핑을 통해 넥슨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넥슨은 공정위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용자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정위의 이번 조사가 법적 의무나 관련 사례가 존재하지 않았던 2010년, 2011년, 2013년, 2016년에 발생했고 넥슨이 자발적으로 확률을 공개한 점 등으로 인해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넥슨은 2021년 3월 메이플스토리의 확률정보를 공개해 자발적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

넥슨은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1년 3월 업계 최초로 큐브형(강화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공개했다. 공정위의 조사 이후 사후적으로 조치한 것이 아니라 조사 이전인 2021년 3월 강화형 확률정보를 전면 공개하면서 자발적으로 개선했다.

또한 당시 이용자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투명한 정보공개와 신뢰회복을 회사의 대원칙으로 삼아 2021년 12월 게임 내 각종 확률형 콘텐츠의 실제 적용 결과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했다. 2022년 12월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확률 데이터를 확인하고 스스로 확률 정보를 검증할 수 있는 오픈 API를 도입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참고인으로 참여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으로나 자율규제 상으로 확률 공개 의무가 없던 시기에 소비자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기업이 확률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의 과거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위법행위로 처분을 내린 것은 행정적 제재를 위해 준수해야 하는 ‘과잉금지원칙 내지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오는 3월부터 게임산업법에 따라 반드시 확률을 공개해야 하는 게임회사들에는 잠재적 법적 리스크를 야기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게임업계는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국내 게임산업을 크게 위축시켜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회사가 입을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넥슨 관계자는 "공정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공정위에 이의신청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yo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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