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정권심판론이냐, 정권안정론이냐’ 이번 22대 총선은 출범 3년 차를 맞는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인 동시에 의회 권력을 쥔 거대 야당에 대한 평가가 병존하면서 여야가 민심 시험대에 올라 격돌한다. 

새해 첫날 기준으로 딱 100일 남은 선거의 승패 향방은 아직까지는 점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의 순항 여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당내 통합 문제, 제3지대 신당의 파급력 등 선거 변수에 따라 민심이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지지정당을 택하지 않은 중도층과 부동층이 30%에 육박하는 만큼 이들을 향한 여야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운 국민의힘과 이재명 대표를 사령탑으로 하는 민주당의 쇄신 경쟁에 시선이 쏠려 있다.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수도권이다. 수도권에는 전체 지역구 253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1석(서울 49석, 경기 59석, 인천 13석)이 걸려 있다. 또 여야 텃밭인 영남과 호남에서 각각 ‘견제론’이 일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본지는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권역별 격전지와 민심의 흐름을 미리 짚어봤다.

그동안 호남(광주, 전남·북)과 제주 지역은 야당에 있어 최대 지지기반으로 불릴 만큼 본선보단 경선에서의 승부가 중요하단 말까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전남 동부권을 중심으로 보수여당 소속 무게감 있는 후보들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신당 창당 작업이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중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심판해야 한단 ‘정권심판론’ 여론이 가장 큰 지역 또한 호남제주권이기도 하다. 이 지역 민심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9년 전 보수 밀어줬던 순천·광양·구례·곡성갑… 이번 총선에서도?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당시 순천·곡성 지역 주민들은 여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이정현 후보를 선택했다. 당시 언론에선 순천·곡성 지역이 뿌리 깊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호남 지역 중 보수세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바로 전남 동부권이다. 여당은 순천만정원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바탕으로 정부와 여당의 유기적인 협력 속에 지역을 발전시키겠단 각오를 밝히고 있다.

중요 변수는 이 지역의 선거구가 어떤 방식으로 획정되는지 여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최근 순천시 지역을 단독 분구하고 광양과 곡성, 구례 지역을 하나의 선거구로 획정하는 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현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의 고향인 곡성을 중심으로 한 지역구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여당의 순천·광양·구례·곡성갑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하람 변호사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후 출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병철·서동용 의원이 현역 지역구로 있는 민주당 역시 지역 내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작업에 발벗고 나서는 등 여당과의 선명한 정책 경쟁을 내세워 ‘지역구 수성 작전’에 나설 계획이다.
 

◇ 野 친명계, 지역 정치1번지 집중 공략 나서… 총성 없는 전쟁 불가피

민주당 내 주류로 일컬어지는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은 잇따라 지역 내 ‘정치1번지’ 출마를 예고하며 공천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정치1번지로 불리는 광주 서구갑에는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강위원 당대표 특보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지역은 비이재명(비명)계로 분류되는 송갑석 의원이 3선 고지를 밟기 위해 뛰고 있는 곳이다.

이웃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 지역은 이 지역 소속 양향자 의원(한국의희망 대표)을 비롯해 민주당 김경만·정의당 강은미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들까지 경쟁에 뛰어들며 서구갑 못지 않은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민주당 양부남 법률위원장과 국민의힘 하헌식 광주 서구을 당협위원장 등은 현역의 아성을 뛰어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전북 지역 정치1번지로 언급되는 전주을 지역에선 여당 소속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강성희 진보당 의원 등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선 친명계 후보로 분류되는 최형재 전북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가운데 양경숙 의원(비례대표), 민주당 성치두 전 전북도당 청년소통협력위원장 등이 공천권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에 나선 모습이다.

제주 지역 정치 1번지인 제주갑 지역에선 현역 송재호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문대림 전 비서관과 국민의힘 소속 김영진 제주갑 당협위원장이 송 의원을 상대로 도전장을 던진 상황이다.

[신아일보] 진현우 기자

진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