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민주 우세… 20·21대 대승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로 2030 공략
<편집자주>
‘정권심판론이냐, 정권안정론이냐’ 이번 22대 총선은 출범 3년 차를 맞는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인 동시에 의회 권력을 쥔 거대 야당에 대한 평가가 병존하면서 여야가 민심 시험대에 올라 격돌한다.
새해 첫날 기준으로 딱 100일 남은 선거의 승패 향방은 아직까지는 점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의 순항 여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당내 통합 문제, 제3지대 신당의 파급력 등 선거 변수에 따라 민심이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지지정당을 택하지 않은 중도층과 부동층이 30%에 육박하는 만큼 이들을 향한 여야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운 국민의힘과 이재명 대표를 사령탑으로 하는 민주당의 쇄신 경쟁에 시선이 쏠려 있다.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수도권이다. 수도권에는 전체 지역구 253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1석(서울 49석, 경기 59석, 인천 13석)이 걸려 있다. 또 여야 텃밭인 영남과 호남에서 각각 ‘견제론’이 일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본지는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권역별 격전지와 민심의 흐름을 미리 짚어봤다.
수도권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경기도는 벌써부터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 후보들 간 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21대 총선에서 59석으로 광역시·도 중 최대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이번 총선에선 60석이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때처럼 더불어민주당이 대승을 거둘지, 국민의힘이 열세를 극복하고 수도권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21대 총선에서 59석으로 광역시·도 중 최대 의석을 자랑했던 경기는 이번 총선에서는 60석에 육박하는 선거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는 크게 3개 권역으로 나뉜다. 수원을 중심으로 한 '서남부권'과 서울 인접 도시의 '메가시티 벨트', 그리고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이 섞여있는 '북부·동남부권'이다.
지난 1990년대까지는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했다가 2000년대부터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지역으로 변했다.
민주당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경기도에서 승기를 잡은 후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 첫해에 치러진 18대 총선을 제외하고 2020년 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특히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는 '대승'을 거두면서 민주당은 원내 제1당 지위를 연이어 확보하기도 했다.
2022년 대선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전국적으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득표율 0.73%p 차이로 패했지만, 경기도에서는 윤석열 후보보다 5.32%p를 더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컨벤션 효과' 상황에서 치러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0.2%p로 간발의 차이였지만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이번 총선 역시 민주당의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갤럽의 '내년 국회의원선거 결과 기대' 조사(12월5~7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응답률 13.1%,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에 따르면 경기도는 22대 총선에서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부 견제론' 의견이 57%, 여당을 뽑아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 의견이 30%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격차가 16%p인데 반해 경기도에서는 격차가 11%p나 더 벌어진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여당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해 수도권 민심을 달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게 현재 경기 지역 최대 이슈가 된 '메가시티 서울'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특별법을 발의한 데 이어 이달 구리시를 편입하는 내용의 특별법 발의도 앞두고 있다. 나아가 하남, 고양, 부천, 광명, 과천 등으로 서울 편입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와 함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일자리에 민감하고 부동층이 많은 2030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해 '반도체 동맹’을 구축한 것도, 임명된 지 3개월 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수원에 출마시키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 소속의 김동연 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관련한 주민투표를 정부에 요청하며 북부지역의 단골 이슈인 '분도(分道)'도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현상 유지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계파갈등'이나 '집안싸움'이 불가피하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대부분 지역구에 현역이 있는 상황이다. 경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과 조직표 이탈이 불거지게 되면 본선에서 '제 살 깎아먹기' 현상으로 불리할 수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비명계 '현역 물갈이' 여론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 가운데 '친명계' 의원들이 재선을 위해 지역구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비명계'나 계파색이 옅은 동료 현역 의원 지역구 출마를 노리고 있다. 비명계 의원들이 공천 받지 못하게 되면 계파 갈등이나 경선불복 등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당 지도부는 고심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예비후보 심사를 공정하게 진행해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