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사업장·협력사·분양계약자 현황 통한 대응 추진
정부는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과 관련해 대주주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전제로 채권단과 원만한 합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분양계약자와 협력업체 보호조치, 시장 안정 조치 등도 가동해 시장 불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8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하고 태영건설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논의를 통해 태영건설이 높은 자체 시행사업 비중, 높은 부채비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등에 따른 것으로 타 건설사와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이에 과도한 불안심리가 확산하지 않는다면 건설산업 전반, 금융시장 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워크아웃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자구 노력을 바탕으로 채권단과 원만한 합의와 설득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시장 참여자의 신뢰, 협조가 필요하다. 정부도 부동산 PF 시장 연착륙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파악한 태영건설 PF 사업장은 9월 말 기준 60곳이다. 이에 정부는 각 사업장 유형과 사업 진행상황 등에 따라 PF 대주단 협약, PF 정상화 펀드, HUG·주택금융공사 PF 사업자보증, HUG 분양보증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거나 정리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주택 사업장, 수분양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도 시행한다.
태영건설 시공 주택사업장 중 분양이 진행돼 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22곳, 1만9869세대다. 이 가운데 14개 사업장, 1만2395세대는 HUG 분양보증에 가입된 상태로, 태영건설의 시공 계속 또는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사업을 진행해 입주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분양보증에 가입되지 않은 나머지 사업장도 상황에 따라 계속 공사 또는 시공사 교체를 진행한다. 사업 진행이 곤란할 경우 HUG 주택분양보증을 통해 계약자에게 기존에 납부한 분양 대금을 환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태영건설 협력사에 대한 신속한 지원도 병행한다. 태영건설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30% 이상인 하도급사에 금융기관 채무를 일정 기간 상환유예 또는 금리 감면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다른 PF 사업장, 건설사 영향을 최소화하고 금융시장 안정화에 노력도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워크아웃 신청으로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건설사 발행 회사채와 CP(기업어음), 건설사 보증 PF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등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한다. 또 PF 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 프로그램도 증액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금융권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4조5800억원이다. 이는 익스포져를 보유한 금융기관 총 자산의 0.09% 수준으로, 익스포져 대부분 역시 손실흡수능력이 양호한 은행, 보험업권이 보유해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도 정부는 이날 논의한 내용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이달 11일 설치한 ‘관계부처 합동 종합 대응반’을 통해 대응방안을 이행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규모와 여력을 감안할 때 시장 참여자들이 협조해준다면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 부동산 PF 시장 연착륙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종합 대응반을 통해 시장 참여자와 소통하고 상황을 점검해 시장 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