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혼인·출산 가구가 더 많은 혜택을 보도록 청약 제도를 대폭 손봤다. 2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에 민영주택 생애최초 및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의 20%를 우선 배정하고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 요건을 '3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완화했다. 주택 청약 시 혼인이 불이익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청약과 국민주택에 대한 부부 중복신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 정책과제 및 추진 방향'과 8월 발표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주거지원방안' 후속 조치로 '공동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등 6개 법령·행정규칙 개정안을 오는 12월7일부터 입법·행정 예고한다고 30일 밝혔다.

개정 입법 예고하는 법령과 행정규칙은 공동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포함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공공임대주택 예비 입주자 업무처리 지침 △다자녀·노부모·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운용 지침 등이다.

개정안에 따라 민영주택 청약 시 2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에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의 20%를 우선 배정한다.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 요건은 '자녀 3명 이상'에서 '자녀 2명 이상'으로 완화하고 자녀 수에 따른 배점은 '3명 30점, 4명 35점, 5명 이상 40점'에서 '2명 25점, 3명 35점, 4명 이상 40점'으로 변경한다.

공공주택에 대해선 2세 이하 자녀가 있는 출산 가구에 대한 특별공급을 신설한다. 연간 공공분양(뉴:홈) 특별공급 물량 3만 호와 공공임대 우선 공급 물량 3만 호를 배정하고 맞벌이 가구의 뉴:홈 특별공급 신청 소득 기준을 완화한 추첨제도 만든다. 특히 나눔형과 선택형 물량은 2세 이하 자녀 출산 가구에 각각 35%와 30%를 배정한다. 일반형은 20%를 할당한다. 공공임대주택 재공급 시 전체 단지의 10% 범위에서 출산 가구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매입·전세임대 모집 시 출산 가구에 1순위 자격도 부여한다.

혼인에 대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선 공공과 민간 모두 사전청약에 대한 부부 중복신청을 허용하고 국민주택의 부부 중복신청 금지 규정을 삭제한다. 생애최초 및 신혼부부 특별공급 시 배우자의 결혼 전 주택 소유 및 당첨 이력을 배제하고 민간 주택에 대해 생애최초 특별공급 자녀 요건에 태아를 포함한다.

이 밖에도 국토부는 부부가 청약에 중복으로 당첨된 경우 선 접수분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부부가 각각 청약하고 둘 다 당첨되면 부부의 신청분이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만큼 혼인⋅출산 가구에 더 많은 혜택이 집중되도록 청약 제도를 대폭 개편했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이 집 때문에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서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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