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호 넘긴 '악성 미분양'…시장 양극화에 지속 증가 전망
1만 호 넘긴 '악성 미분양'…시장 양극화에 지속 증가 전망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11.3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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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후 2년 8개월 만…한 달 새 7.5%↑
입지·가격·면적 따른 소비자 차별적 선택 경향
경기도 광주시 아파트 공사 현장.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광주시 아파트 공사 현장.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1만 호를 넘었다. 2021년 2월 이후 2년 8개월 만으로 한 달 새 7.5% 늘었다. 입지와 가격, 면적 등에 따른 소비자의 차별적 선택이 경향이 강해지는 등 분양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상품성이 떨어지는 악성 미분양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224호로 전월 9513호보다 7.5% 늘었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1만 호를 넘긴 건 지난 2021년 2월 1만779호 기록 후 2년 8개월 만이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말 그대로 집을 다 지은 이후에도 팔리지 않은 물량으로 '악성 미분양'이라고도 불린다. 

부동산 호황기를 거치며 2022년 5월 6830호까지 줄었던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부동산 경기 둔화에 오름세를 보이더니 올해 2월에는 한 달 만에 1008호(13.4%) 급증하며 8000호를 넘겼다. 이후 넉 달 만인 6월에는 9000호 대에 진입했고 올해 7월부터 3개월째 상승하며 10월 1만 호를 넘어섰다.  

준공 후 미분양 증가세는 수도권보다 지방이 가파르다. 10월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 대비 6.4% 늘었고 지방은 7.7% 증가했다.

시도별로는 충남이 한 달 전과 비교해 30.9% 증가하며 가장 많이 늘었고 △대구 26.8% △경기 21.2% △제주 14.4% 등이 뒤를 이었다. 인천과 대전, 울산, 강원, 충북, 경북은 전월 대비 준공 후 미분양이 줄었다.

준공 후 미분양 증가는 늘어난 미분양과 관련 있다. 분양되지 않은 물량들이 이후 공사 기간을 거쳐 준공 때까지 팔리지 않으면 준공 후 미분양이 되기 때문에 미분양이 늘어나면 준공 후 미분양도 시차를 두고 증가할 수 있는 구조다.

2021년 9월 역대 최소인 1만3842호까지 감소한 전국 미분양 주택은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경기 침체에 올해 2월 7만5438호까지 늘어 2012년 11월 7만6319호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신규 공급 감소와 분양가 상승에 10월에는 5만972호까지 줄었다. 

전문가들은 입지와 가격, 면적, 구조 등 상품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미분양들이 준공 후 미분양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준공 후 미분양 물건은 사업자들이 사업 방향 등을 잘못 설정해 상품 경쟁력이 떨어져 가격을 할인해도 수요자들한테 먹히지 않는 형태가 되는 것들"이라며 "주변 지역 일대 가격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분양시장은 입지와 가격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달 경기도 파주시에서 분양한 '운정3 제일풍경채'는 1순위 평균 371.64대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경기도 양주시에서 공급한 '회천중앙역 대광로제비앙'은 계획만큼 입주자를 모으지 못했다.

이처럼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미분양 중에서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준공 후 미분양은 당분간 증가세를 보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금처럼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확실한 상태에서 소비자들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경쟁력을 갖춘 물건이 아니라면 철저하게 외면한다"며 "소비자들의 선별이 강해지면서 준공 후 미분양도 당분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봐야겠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