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무신불립… 의석수 많아도 신뢰 무너지면 정치 무너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9일 이재명 대표가 전날 차기 총선에서 사실상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재명식 정치에 반대한다"며 "이겨서 신뢰를 얻는게 아니라, 신뢰를 얻어야 이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내 혁신계를 표방하는 비명계 의원 중 한 명인 김종민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약속이고 원칙이고 모르겠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겠다고 덤비면 민주당은 영원히 못 이긴다"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서울 구로구 한 요양병원을 방문한 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지금은 국회에서 어느 정도 막고 있지만, 국회까지 집권여당에 넘어가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 중 '병립형 (비례제)로 해야 한다'고 한 시청자가 댓글을 남긴 것에 대해선 "신중하게 논의하겠다"며 "어쨌든 선거는 결과로 이겨야 한다"고 답했다.
당초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기간 중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금지법 도입을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전날 이 대표의 발언은 이른바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도로 회귀하고 위성정당을 용인하겠단 뜻으로 해석돼 당내외에서 '선거제 회귀 움직임'이란 논란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김종민 의원은 "이건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아니"라며 "옳지도 않거니와 이렇게 하면 이길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탐대실의 길이다. 조그만 장사를 하더라도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망한다"며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 했다. 정치의 생명은 병사도, 식량도 아니고 백성의 신뢰다. 신뢰를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칙없는 승리보다, 원칙있는 패배를 택하겠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노무현의 길과, 이재명의 길, 어느 쪽이 지도자의 길이고 어느 쪽이 승리하는 길인가. 어느 쪽이 민주당이 가야할 길인가"라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채택 등 선거제 개혁을 당 지도부에 다시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