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관련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제재가 5년째 끝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정리돼야 했을 사안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 증권사 봐주기가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각까지 있다.
라임 사태는 지난 2019년 10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부실기업 투자와 폰지(돌려막기)로 개인 투자자 4000여명에게 1조6000억원대 피해를 준 사건이다. 옵티머스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2020년 공공기관 매출 채권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한다며 펀드 상품을 판매한 후, 실제로는 사모사채 등에 투자하면서 3300여명, 500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한 사기 사건이다.
2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라임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는 KB증권,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이며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0년 11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을 라임펀드 사태 관련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위반한 혐의로 '문책 경고'를 내렸다. 2022년 3월에는 옵티머스펀드 판매와 관련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도 같은 수위의 문책 경고를 결정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라임·옵티머스 관련 판매사 CEO에 대한 제재 절차를 재개했으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관련 제재 논의를 중단했다.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 등 기업 임원 제재나 기관 영업 정지는 금융위에서 심의·의결된다.
이후 9월4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라임·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CEO들이 아직도 사장 자리를 지키면서 임기를 채우고 있다"며 제재 심의가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조금 더 고려할 점이 있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가 국정감사 이후 이달 정례회의에서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 증권사 CEO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지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관련 사태가 5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CEO 제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보면 (금융위가) 증권사 봐주기 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는 쓴소리는 하기도 한다.
더 문제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증권사 인사 시즌과 겹친다는 것이다. 문책 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돼 금융사 취업이 3∼5년간 제한되는데 이달 29일 정례회의에서도 미뤄지면 조직 개편 등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모펀드 사태가 애당초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진실을 알지 못한다. 금융위의 증권사 CEO 징계는 단순히 판매 과정에서의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인 만큼 더 이상 미뤄야 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