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원전 예산 1900억 삭감… 산자위 예산안, 野 단독 의결
尹 원전 예산 1900억 삭감… 산자위 예산안, 野 단독 의결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1.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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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R&D 사업, 256억원 증액
與 "비겁한 정략… 예산안 테러"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3호기와 4호기 (자료사진=연합뉴스)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3호기와 4호기 (자료사진=연합뉴스)

약 1900억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원전) 예산이 삭감된 내년도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안이 20일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를 통과했다.

국회 산자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원전 분야 예산 1820억원이 삭감된 내년도 산자부 예산안을 국민의힘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의결했다.

민주당 주도로 의결된 이날 산자부 예산안엔 혁신형 소형 모듈원전(i-SMR) 기술 연구개발(R&D) 사업비 332억80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민주당은 지난해 의결한 올해 예산안에서도 i-SMR 사업을 삭감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원전 관련 업계 지원 비용 1112억800만원 △원전 해외 수출 보증비 250억원 △원전 첨단제조기술 및 부품장비개발 60억원 △원전 기자재 선금 보증보험 지원비 57억8500만원 △소형 모듈원전(SMR) 제작지원센터 구축비용 1억원 등이 삭감됐다.

반면, 민주당은 이른바 '탈원전'을 위한 원전 해체 R&D 사업 예산 256억원은 증액 대상에 포함했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에 2302억원,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엔 1620억원이 증액되면서 약 3900억원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은 증액된 채 산자위를 통과했다.

야당 측 산자위 간사인 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산자부 예산안은 재생에너지 예산과 에너지 바우처 예산은 증액했다"며 "원전 관련 예산 감액 요구가 있었지만 여당이 반대했다"고 단독 의결의 책임을 여당 측에 돌렸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산자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 무조건 삭감’·‘재생에너지 묻지 마 증액’ 목적의 단독 처리를 위해 무소불위의 의석수를 앞세워 비겁한 정략을 계획했다"며 "가히 군사작전과 같은 예산안 테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야당은) 천문학적 보조금 빼먹기 사태를 바로잡으려는 정부의 노력을 짓밟았다"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국민 혈세 나눠먹기를 계속하겠단 반국가적 행태까지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당시 예비타당성이 통과된 과학기술부 공동사업인 SMR 기술개발 예산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서 통과됐지만 막무가내식 반대로 전액 삭감하자는 주장마저 제기됐다"며 "이미 예산심사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정책 예산에 족쇄를 채우고, 거대야당의 이념편향적 예산만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도를 넘는 거대야당의 묻지마식 예산 삭감과 내맘대로 증액 폭주는 국민에게 결코 인정받을 수 없다"며 "세계적 에너지정책 흐름과 탄소중립의 시대적 과제는 외면하고, 재생에너지 만능주의만 고집하는 거대야당의 시대착오적 행태는 철퇴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원회는 이날부터 24일까지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증액 심사에 착수한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