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지던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현상)’ 여파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말로 갈수록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2배 이상 오르며 크립토 윈터를 끝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올해 초 2100만원 부근에서 거래됐다. 이더리움 역시 150만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 초 가상자산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가 파산한 영향이다. 다만 이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유입되며 비트코인 가격은 FTX 파산 전인 2600만원까지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피인수 등 금융시장 불안 여파가 확산하면서 대체 투자처로 비트코인이 주목받으며 3700만원선까지 치솟았다. 4월 초에는 9개월 만에 4000만원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꺾여 4000만원선을 내줘 상반기에는 3000만원 중후반선에서 거래가 반복됐다.
하지만 6월부터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상승세러 전환했다. 블랙록 외에도 피델리티, ARK(아크)인베스트, HSBC 등 다수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현물 ETF 소식도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며 비트코인 가격은 4000만원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소식이 가격 상방을 부추긴 요인은 ETF 승인이 신규 투자자 수요를 자극하고 막대한 기관 자금 유입으로 이어져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 때문이다.
코빗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될 경우 1년간 최소 200억달러(25조9600여억원)의 자금이 투자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ETF가 상장되면 가상자산 계좌가 없는 투자자도 증권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을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게 된다. 또 정부, 금융당국으로부터 검증받은 자산운용사가 ETF를 운용하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도 받을 수 있다.
이렇다보니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비트코인 ETF 상장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며 3800만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했고,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이달 들어서 5000만원선으로 올라서며 연고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연고점을 터치하면서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오는 2030년까지 최대 65만달러(8억450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SEC가 ETF를 승인한다면 비트코인은 전례 없는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서 헤이즈 비트맥스 공동 창업자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적으로도 역환매조건부채권(RRP) 잔액은 감소세고 미 재무부일반계정 잔액은 유지되면서 이달 초부터 2000억달러(259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이 유입됐다”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