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자꾸 돈 늘려서 쓰자고 하는 것도 교조적”
여야는 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정책질의 첫째 날 일정에서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 ‘건전재정’을 둘러싼 정부와 야당 사이 공방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여당을 중심으로 외교 예산 증액 필요성이 강조됐고 감사원의 표적감사 등 정무 사안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전년보다 5조원 넘게 줄어든 정부의 R&D 예산 편성에 대해 ‘교조적 예산 삭감’이라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정부가 방만하고 비효율적이라며 R&D 예산을 삭감하면서도 삭감 기준을 제대로 제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과거에 비해 국가 채무가 늘었기 때문에 긴축적 관리 필요는 공감하지만 너무 교조적으로 해석해 후세대에게 부담이 된단 논리로 접근하면 국가의 책임과 의무란 범위 내에서 정부가 해야할 일을 방기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헀다.
이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결국 재원을 확보해 어떻게 배분하는가에 대한 문제에 모든 나라들이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우에 따라선 많은 나라들이 제대로 재원 배분을 못해 R&D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효율성은 좀 크지 않았다고 반성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반박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건전재정 기조 강화를 교조적인 철학에 생각에 머문다고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반대로 자꾸 돈을 늘려서 쓰자고 하는 것도 교조적이라고 칭할 수 있다”고 역공을 날렸다.
여당 측에선 2030 세계엑스포의 부산 유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야당 측에서 삭감을 주장하는 외교 관련 예산을 지켜야 한단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지난해에도 야당에서 외교 네트워크 구축 예산 21억을 전액 삭감시키면서 우리 정부의 외교가 다소 차질을 빚었다”며 “국익 외교를 위한 예산들이 올해 정부안으로 그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하기엔 예산이 매우 부족하다”며 “예결위원들이 잘 판단해달라”고 답했다.
한편, 유병호 사무총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 수사에 대한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의 질의에 “정당한 권한 행사는 항상 존중한다”면서도 “도둑이나 강도는 다른 층에 있는데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고 말했다.
예결위는 10일까지 종합정책질의를 이어간 후 오는 14일부턴 예산안의 감액·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