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이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야당의 주도로 7000억 원 증액돼 단독 처리됐다. 예산 증액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은 표결 강행에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다.
이날 행안위를 통과한 예산안은 국회 예결위 회의와 본회의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다만 증액의 경우 정부와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추후 여야 협상에 따라 증액 여부와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 간사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소상공인과 지자체, 민생경제 현장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 확대를 절실히 원하고 있고, 경제 진작 효과가 명백히 입증됐는데도 정부·여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며 "이 예산은 '이재명표 예산'이 아니고 민생을 지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마중물"이라며 증액을 촉구했다.
반면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서 지역상품권 예산을 왜 이렇게 증액시키려고 하는지 의도가 다분하다"며 "선거가 가까워지니 이런 걸로 선거운동하려고 하는 모양인데, 다수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밀어붙이려고 협박하고 있다. 정치적인 뻔한 술수를 중단하라"고 했다.
그러자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지역사랑상품권에 우리가 집착하는 이유가 민생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민생을 살리자는 취지인 것이지 무슨 정략적 의도가 어디 있느냐"며 "대통령도 민생을 회복하자고 계속 말로만 떠드는 것인데, 말 따로 행동 따로다. 긴축재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화폐는 특정 업체에 편중되고, 골목상권 살리기 취지에도 무색하고, 단속망도 부실하며 이중 재정 부담으로 경제효과는 불투명하다"며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빌려 혈세를 빼서 민생을 빌미로 표를 얻기 위한 매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된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예산 심사 과정에서 확대 편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행안위가 의결한 지역화폐 예산은 국회 예결위와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다만 예산 증액은 정부 동의가 필요한 만큼 추후 여야 협상 상황에 따라 증액 여부와 최종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에도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으나 야당과의 협의 끝에 절반 수준인 3525억 원을 반영했다.